[나우누리][버터빵] 말괄량이 길들이기 (3201/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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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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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말괄량이 길들이기 (3201/37582)

포럼마니아 1 6,744

< 1 >

" 응. 그렇구나.."

" 근데, 걔가 나한테 이러는거 있지. " 주민아.. 저기 나랑 사귀면 안될까? "
그러드라구. 그래서 내가 안된다구 막 구박을 했더니 ,"

" 했더니? "

" 뭐.. 그래도 내가 좋다나 어쨌다나. "

" 그렇구나.."

" 그리고, 또 어제는 갑자기 집에 오니까 편지가 한 통 와 있더라구. 겉봉이
빨간것이 또 연애편지 같아서 펴 보니까, 세상에. 전에 미팅에서 한 번 만났던
아인데, 아직도 날 못잊겠다고 한번만 다시 만나달래. "

" 그...래서? "

" 뭐, 뭘 만나겠어. 난 걔 싫었는데. 그래서 그냥 답장도 안하고 있어. "

" 으응...."

" 넌 따라다니는 여자애 없어? "

" ... 뭐.. 그렇지 머. "

" 난 왜 이렇지? 내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날 따라다니는지 원.. 그리고 난 너
있잖아. "

" 그래. "

" 아마 너 안사귀었으면 난 꽤나 힘들었을꺼야. 따라다니는 애들 피하느라고. "

" 그렇구나.."

" 아, 마져. 또 그저께는 집앞 골목에서 어떤 애가 꽃을 들고 서 있었는데."

......

매일 만나면 이런 식입니다. 주민이가 하는 말중 거의 90%는 다른 남자
이야기에요. 뭐 어제는 또 누가 쫓아왔다는 둥, 전에는 어떤 아저씨가 모델
하겠냐고 그랬다는 둥, 심지어는 어떤 아줌마가 자기 아들하고 만나보지
않겠냐고 지하철에서 그랬다는 둥. 저야 물론 들을때는 웃고 있죠. 근데
솔직히 그런 얘기 듣기 좋겠어요. 그렇다고 화 내면 또 속 좁은 놈이라고 뭐라
그럴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그냥 웃고 듣는거죠. 하지만 속에서는 막 열이
나요. 왜 만나면 다른 남자 이야기만 하는 걸까. 그것도 꼭 내가 듣는 앞에서.
그냥.. 우리 만났을땐 우리 얘기 하면 안되나. 왜 꼭... 그런 얘기를..

전엔 안그랬는데.


< 2 >

저랑 주민이랑 처음 만난건 너무 우연이라서 남들한테 말하면 지어냈냐구
그래요. 그때가..지금부터 한 1년 전이었는데, 대학교 1학년 올라와서 엄마가
매일 늦게 다닌다고 족쇄겸 해서 삐삐를 채워주셨죠. 그때는 여자친구도
없어서 삐삐는 오로지 집에서 호출오면 오늘도 늦게 들어가겠다고 연락하는
도구로밖에 이용되지 못했어요. 그 날도 선배들이랑 술 먹다가 늦어버린
날이었죠. 벌써 집에서는 삐삐가 터지도록 호출을 해 댔고, 하두 전화를
안하니까 음성을 남기셨더군요. 뭐 내용이야 " 너~! 전화 왜 안해~! 오늘 안에
안들어오면 너 혼난다~! " 그런 거겠지만 궁금하니까.. 일단 들어보기로 했죠.

그런데, 요즘 삐삐회사는 도대체 서비스를 어떻게 하는건지. 제 삐삐 인사말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삐삐랑 혼선이 되어버렸나봐요. 음악이 바뀌면서
요란한 댄스음악이 나오더니, 끝에 이러는거에요.

" 저기.. 음성은요, 2번인데요, 답장 꼭 할께 메세지 남겨주세요. 네? "

음.. 술도 취했겠다, 목소리도 이쁘겠다, 저는 에라 하고 2번을 눌렀습니다.

" 여보세요~? 전 어쩌다 우연히 당신 삐삐를 듣게 된 사람인데요, 저랑
사귈래요? 제 삐삐번호는 015-135-9**9니까 연락해요~! 답장 꼭 한다고
그랬으니까 꼭 해요~! 안하면 .... 으... 우웩~! 아.. 미안해요. 좀
토하느라고. 하튼 답장 꼭 해요~! "

뚝.

그리고는 다시 술먹으러 와서 또 부어라 마셔라 했었죠. 물론 제가 뭐라고
했는지도 기억 못하는 채로요. 술에 왕창 취해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기억
못했던 게 또 하나 있었죠.

그 다음날 집에 가서 엄마한테 되지게 맞았습니다. 엄마 삐를 씹냐고. -_-;


< 3 >

그리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날일을 일깨워준건 하루뒤에 온 삐삐였어요.

" 저기요, 이거 누구 삐삔지 잘 모르겠는데요, 답장 남기는 거거든요? 전에
술먹고 치신거 같은데요, 집에는 잘 들어가셨어요? 많이 드신 거 같든데..
그리구요, 저기요... 죄송한데요.. 사귀자는거요..그거 진심이에요?
저기요..그러면요... 우리요.. 한번 볼래요? 내 삐삐번호 찍을께 연락 주세요.
그럼 끊을께요. 삑. "

그리고 그 삐삐를 받고 전 머리 속을 파헤쳐서 겨우 그날 어케 된 일인지
기억을 해 냈고, 그리고 어찌피 내가 저지른 일 책임도 져야 할 것 같아서
일단 만나자고 했죠.

그리고 만난 애가 바로 주민이에요. 그 날, 처음 만났을땐 애가 어찌나
수줍음을 타던지..

" 안녕하세요? "

" 어.. 네.. 안녕하세요? "

" 제가 그날 삐삐친 사람이에요. 그날.. 제가 얘기하다 토했죠? 죄송해요.
술을 좀 많이 먹어서. 그리고 또 난데없이 사귀자고 그래서 죄송해요. "

" 아..네.. 그러세요.. 근데 제가 주민인거 어떻게 아셨어요? "

" 제 삐삐에다가 그러셨잖아요. 부끄러움 많이 타는 성격이라고. 그래서
들어와서 쭉 봤더니 제일 안절부절 못하고 계시길래 이 사람이구나 하구 왔죠. "

" ^^; 네.. 그러셨군요.. "

" 저녁 드셨어요? 우리 밥이나 같이 먹죠. 제가 잘못했으니 제가 살께요. "

" 저기요.. 근데요... 잠깐만 있다가 나가면 안되요...?"

" 네? 왜요? "

" 저기.. 그게... ( 얼굴이 빨개지다 못해 완전히 피빛이다.) 화...화..장실 좀.."

" 아이구, 네네. 그러세요. 뭘 그걸 그렇게 부끄러워 하세요. "

" 그럼.."

후다다닥~

참.. 저렇게 부끄러움을 타다니. 요즘에도 저런 애가 있었나.

그리고 그날 저희는 어찌 어찌 해서 잘 놀구 해어졌습니다. 그리고 서로 맘에
들었던지 계속 연락이 되었고 또 계속 만나기도 했구요.

그런데.. 한 학기가 지나면서부터 주민이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전처럼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어요.

" 성현아. "

" 왜? "

" 나 화장실좀 갔다올테니까 휴지 좀 줘. "

" .....( 이런 얘기를 저렇게 당당하게..) 으응... 여기. "

" 너 이상한거 생각하지~!!! "

" 으.. 아냐아냐~!! "

" 그럼 나 갔다올께."

뭐 이렇게요. 전에는 정말 이런 얘기 꺼내는 것 상상도 못했는데. 그리고 점차
다른 남자들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저 지나가는 말로 요새 누가
따라다녀서 좀 피하느라고 힘들다는 얘기였는데.. 갈수록 심해지더니 이젠 < 1
> 에서 보신 것 처럼 완전히 다른 남자 얘기밖에 안합니다.

그래도 서로 사귀는 건데 도대체 절 어떻게 생각하길래 이렇게 하는 건지.
제가 들으면서 웃고 있다고 속으로도 웃고 있는 줄 아나 봅니다. 계속
이러다가는 정말 제가 주민이를 다시 보기 싫어질 것 같아서 전 결국 방법을
하나 생각해 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주민이에게 전화를 걸었죠.

" 따르르릉~ 딸깍. 여보세요? "

" 주민이구나. 내 얘기 잘 들어. 너 내일 6시에 비숍으로 나와. 알았지~! "

" 하이고, 야~! 너 왜이래~! "

" 하여튼 나와 봐. 알았지. 그럼 끊는다. 뚝. "

전화기 선로를 타고 주민이가 꽥 꽥 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할 수
없었어요. 저도 이 방법 밖에는...

그리고 다음날 6시 비숍에서 일은 벌어졌습니다.


< 4 >

" 왔구나. "

" 야~! 너 뭐야~! 이러는게 어딧어~! 무조껀 나오라니~!! 나 오늘 애들하고
약속 있었단 말야. "

" 알았어. 일단 앉아봐. "

" 뭐야. 빨리 뭔지 얘기해 봐."

" 실은..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 "

" ...뭐뭐....뭐??"

"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

" 뭐? 너 지금 농담하는거니? "

" 내가 지금 농담하는걸로 보이니? "

" ..너.. 너 어떻게 이럴수가......."

" 그래서 얘 너한테 소개시켜줄려고 불렀다. 너도 만나보라고. "

" 나 갈래. 잘있어. "

" 앉아봐~!!!!!! "

" ( 털석.) 너..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니? 내가 지금까지 그 수많은 남자
제쳐놓고.. 도대체 어떤 여잔데 그래~!!!"

" 얘는 우선 착해. 지금의 너와는 비교도 안되게 착해. 그리고 만나면 너처럼
다른 남자 얘기만 하는게 아니고 우리 둘 사이의 얘기를 해. 그리고 얘는
너처럼 부끄러움도 모르는 애가 아냐. 밥 먹는데 말하다 밥풀 튕기면 얼굴이
빨개지다 못해 파래지는 아이야. "

" 하이고.. 그래 좋은여자 만나서 좋겠다. 데려와 봐. 나 보여준대메 ?"

" 그래. 잠깐만 기다려. "

그리고 전 준비했던 거울을 꺼냈습니다.

" 자. 얘가 바로 그 애야. "

" ... 푸하하하하~~~~~ 너.. 장난이 심하다~!!"

" 난 장난이 아냐. 지금 거울에 비춘 애는 네가 아냐. 정확히 말하면..
416일전의 너야. 너 지금 네 모습을 봐. 지금 네 모습이 처음 나를 만났을때
수줍어서 얼굴 빨개지던 그때 그 모습이니? 넌... 달라졌어. 그것도 너무나
많이. 기억해 봐. 너랑 나랑 만나서 우리 얘기 30분 넘게 해 본적이 언제지? "

" 그건.. "

" 그리고 다른 남자 얘기 한번이라도 안한적이 또 언제지? "

" 어떡하냐~! 다른 남자들이 쫏아오는걸. "

" 그렇다고 그 애기를 꼭 내 앞에서 해야 해? 너 , 아까 내가 다른 여자
소개시킨다고 하니까 열받았지? 너만 그런줄 아니? 나도 그래. 나도 네가 다른
남자 얘기하면 기분 별로 좋지 않아. 도대체 난 너에게 뭐니? 그리고 날
만나면 그렇게 할 얘기가 없니? 꼭 그런 얘기들을 해서 내 도량을 시험해 봐야
해? "

" 알았어.. 그래. 알았다구. "

" 난.... 예전으로 돌아가라는 얘기가 아냐. 그냥.. 단지. 예전의 네 모습을
한번 보라고..그렇게 얘기하고 싶었어. "

" .... "

" 그리고 이거 받아. "

" 응? 이거 뭔데? "

" 이건 너랑 나랑 만난지 10000시간 기념 반지야...10000시간 동안 나와 함께
해 주어서 고맙다. "

" 어.. 나난... 아무것도 준비 못했는데.."

" 자. 손 내밀어 봐. "

" 그..그래.. 여기."

" 후훗. 너 아니? "

" 뭘? "

" 지금 너 얼굴 빨개진거. "

" 응..."

" .. . 귀좀 빌려줄래? "

" 그래. "

" 주민아..... 사.랑.한.다. "

쪽~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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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32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면... 혹시 돈이 모자란건 아닐까요?ㅋ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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