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이제 너도 터프가이네? (하) (3909/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홈 > FORUMS > 유가촌 레전드1 > 버터빵
유가촌 레전드1

002.jpg


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이제 너도 터프가이네? (하) (3909/37582)

포럼마니아 1 8,486

- 너도 수술 자국 있으니까 이제 터푸가이네? -

From 친구 S


< 4월 28일 오후 5시 >

그러나.. 그의 배고픔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방구가 나왔지만, 그리고 " 방구가 나왔어요~! " 라고 간호사에게 신나서
이야기했지만 ( 근데 생각해 보면 참 쪽팔린 짓이다. 방구 나왔다고 자랑하는
건 아마 죽을때까지 다시 하지 않을 것이다... -_-; ) 아직은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말만 되돌아 올뿐.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방구가 나왔는데 배고픔을 참을 터빵이가 아니지 않은가. 우허허허.

" 따르르릉~ 따르르릉~ "

" 여보세요? "

" 정선이냐? 나 터빵인데. "

" 아.. 그렇지 않아도 오늘 문병 갈려고 그랬는데. 왜? "

" 너 문병 올 것 같아서 전화한거야. 너 올때 요 앞에 만두집 있거든? 거기서
왕만두 좀 사와라. "

" 어? 너 이제 먹어두 돼? "

" 오늘 방구 나왔어. 먹어도 되지 머. "

" 병원에서 먹어도 된대? "

" 치지지직~ 치지지직~ 어~! 통신장애인가봐~! 끊어지겠다~! 딸깍. "

흐흐흐...

성격상 거짓말을 못하는 터빵은 괜히 모뎀 연결될때 나는 소리를 내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1시간 뒤,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기다리던 정선이가
드디어 병원문을 열고 들어왔다.

" 나 왔다. 이제 좀 괜찮니? "

" 만두는~?????????????? "

" -_-; 이봐 이봐... "

" 만두우우느으으은~!!!!!!!!!!!! -_-+ "

" 안 사가지고 왔으면 나도 입원할 뻔 했군... 자. 여기. "

" 오오오오오~!!! 만두다~!! "

" 터빵아.. 너 꼭 걸신들린 사람 같아.. "

" 우적 우적 우적. "

" -_-;; 듣지도 않는구만.. "

그렇게 만사 제쳐두고 간호사 말도 무시한채 맛있게 만두를 먹고 있는 터빵은
병실 문이 열리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 자, 혈압 재러 왔... 어머~! 뭐하는 거에요~!!! "

" 푸걱~! 나으아무거도아머어서여~! ( 난 아무것도 안먹었어요.. 의 입에 잔뜩
만두를 문 표현 ) "

한 손엔 만두를 쥐고, 다른 한 손엔 단무지를 쥐고, 입에는 하나 가득 만두를
물고 " 아무것도 안먹었어요. " 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확률은 터빵이가
수석으로 학교를 졸업하는 확률에 여자 1719명이 좋다고 따라다닐 확률을 곱한
것보다 작았다.

원래는 저녁에 죽을 먹도록 하려고 했다는 간호사의 말은 허공에 맴돌았고...

그 날따라 항생제 주사는 참 아팠다.

참... 아팠다. 흑.



< 4월 28일 오후 9시 >

그래도 워낙 튼튼보이라서 맹장 수술 하고 방구 나온지 몇시간 안되어 만두를
왕창 먹어도 별 탈이 일어나지 않았다. ( 어린이들은 위험하니 따라하지
마세요. )

하지만 배고픔에서 벗어난 터빵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 아이구, 하필 엄마 아빠 없을 때 아팠니? "

" 이제 좀 괜찮아? 아프지는 않니? "

" 이런.. 얼굴이 많이 힘들어 보이는구나. "

" 병원에선 지낼 만 하니? "

" 엄마 아빠 없을 때 하필.. "

" 엄마 아빠는 언제 오시니? "

" 이거 좀 사왔는데, 먹을 수 있니?"

" 방구는 나왔구? "

" 이제 가볼께. 몸조리 잘 해라. "

위에 나온 대사를 순서만 조금 바꾸면 이날 찾아온 9분의 친척과 6명의 친구와
4명의 동생친구의 대사가 되었다. 찾아와주신 분들께는 고맙지만, 문제는 내
옆에 계신 3분이 전부 "암" 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분들께는 아무도 찾아와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허 참.. 총각은 손님도 많이 오는구먼. "

" 죄송합니다.. "

" 뭐가 죄송혀? 아녀아녀.. 그렇게 봐 줄 사람 있을 때가 좋은 것이여. "

" 할아버지 식구들은 안오세요? ( 이크.. 실수. 이런 건 물어보는 게 아닌데.
) "

" 아.. 뭐 다 바쁘니께.. "

그렇게 말씀하시는 할아버지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오른쪽 하복부에
있는 구멍으로 변을 받아내는 특수 봉지를 달고 평생을 사셔야 하는
할아버지께, 별거 아닌 맹장 수술을 받고 얼마 후에 퇴원하게 될 터빵이는
어떻게 보였을까...


< 4월 29일 오전 7시 >

밤 사이 터빵은 한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링거액이 다 떨어지고 나면 공기가
혈액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그 공기가 공기방울이 되어 혈관을 막으면 그냥
죽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계속 신경을 써서 링거액이 다 떨어지기 전에 바꿔
주어야 하는데, 간호사가 신경을 덜 쓴 건지, 아니면 예상보다 빨리
떨어진건지 모르겠지만 자다가 문득 눈을 떠 보니 공기가 팔목까지 밀려온
상태였다. 정말이지... 만약 터빵이가 눈을 10분만 늦게 떴으면 아마
죽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엄청나게 위험한 수술을 기적적으로 성공리에 끝마친 환자가
밤에 링거액 안갈아줘서 죽어버리면 참 황당하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냐하하하~ 웃다가 수술자리가 땡겨서 낑낑대는 터빵은 과연 바보인가, 대범한건가.

아무튼, 아침 7시가 되어 정기 회진을 할 때였다.

" 어제 방구 나왔다면서? "

" 네. "

" 밥은 잘 먹구? "

" 네. "

" 수술자리 아프지는 않구? "

" 네. "

" 그럼 퇴원해라. "

" 네. ... 네?! "

" 퇴원하라구. 내일 퇴원해. "

아무리 맹장 수술이라구 그래두 수술은 수술인데 벌써 퇴원하라는 의사의 말이
조금은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빨리 하면 좋은 거니까 터빵은 기뻐했다.
그리고 그 뒤의 일은 자세히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그냥 하루 종일 잠만 자며
보냈으니까. 정작 말하고 싶은 일은 퇴원하는 날 일어났다.


< 4월 30일 오전 10시 >

" 덜컹~ "

어.. 지금 간호사가 올 시간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며 터빵은 병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짜피 오늘 퇴원하니까 아픈 항생제 주사도 즐겁게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터빵의 눈에 비친 병실 문을 열고 곱게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여자는..

"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실습 나온 간호학과 3학년 박**입니다. 아직 잘
모르니까 불편하신 거 있으면 말씀해 주시구요, 자주 들릴께요. "

"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 어머~! 어디 아프세요? "

" 가..갑자기 수술자리가 마구 아파요... "

" 어머어머어머~! 어떡하죠~!! 어머.. "

" 덜컹~ "

" 형~! 퇴원 수속 끝났어. 나가자. "

" -_-; 응. "

하필.. 하필 퇴원하는 날이란 말인가.

그토록 찾아 헤멜때는 없더니 하필.. 하필 이때 나타난단 말인가.

정말 예쁘고 착한 것 같은데.. 그야말로 딱 내 타입이었는데...

그녀와 함께 꿈과 같은 즐거운 병원 생활을 보낼 수 있었는데... 어흑.

--- 상상 ---

지금은 늦은 저녁. 할아버지들도 다 주무시고, 터빵만이 깨어있다. 이때
그녀가 들어선다.

" 항생제 주사 놓으러 왔는데요. "

" 아. 그러세요. "

그리고 터빵은 바지를 내린다.

" ( 수줍.. ) 저기.. 주사 놓을께요. "

" 그러시죠. 핫핫핫~! "

" 자, 됐어요. 안아프셨어요? "

" ( 열라리 아파서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있다.) 오오오~!!
요따시만큼도 안아픕니다~!! 얼굴만 아름다우신게 아니라 주사 놓는 실력도
뛰어나시군요~!! "

" 어머.. ( 발그레. ) "

" 저.. 진작 말하려고 했지만.. 실은.. 저.. 당신을 좋아합니다~!!! "

" 어머어머어머어머... "

" 제 사랑을 받아주십시오~!! "

" 저..저기.. "

" 할 말 있으면 해 주십시오~!! "

" 일단.. 바지부터 올리세요. -_-; "

" 아핫.. 넹넹~ 아.. 부끄럼시려라.. 오호호.... "

참고로................. 난 변태가 아니다..............

" 형~! 뭐해~! 얼른 일어나서 나가자니까~! "

" 응? 으응.. 알았어.. 휘유... "

갑자기 수술 자리가 터져버려도 이때 만큼은 행복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터빵이의 맹장수술체험은 끝이 났다.


- 퇴원하고 난 후 각계의 반응 -

퇴원했으니까 이제 알콜로 소독하자~! 술 퍼먹으러 가자~!!

- by 형준

야, 터빵아. 수술자리 아물기전에 거기에 소금을 막 발라라. 그래서 흉터가
커지면 나중에 애들한테 자랑하는거야. 깡패 10명이랑 싸우다가 생긴
자리라구.

- by 영익

이 맹장도 없는 놈아~!

- by 기동

내 친구가 사오정인데, 분식집에 가서 라면을 친구랑 먹었대. 근데 친구가 "
맵지 않냐? " 그러니까 걔가 뭐라 그랬는지 알아? " 돈 냈어. " 그랬대.
꺄하하하~ 열라 사오정이지? 그지? ... 어.. 안웃긴가 보네.. 수술한 사람
웃기면 뒤게 아퍼한다는데.. 아쉽다. 그럼 내가 다른 얘기 해 줄께~

- by 영민

하이구 이놈아~! 하필 엄마 아빠 없을 때 아프니 그래~!!

- 나중에 돌아오신 부모님

이 자리가 수술 자리야? 아퍼? 이렇게 누르면 아픈가? 아.. 아픈가 보구나.
이렇게 눌러도 아퍼? 아.. 많이 아픈가 보구나. 재미있다..

- by 은경

지금까지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프긴 정말 아팠습니다.
빨리 회복되라구 메일이나 쪽지 보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인터넷으로
편지 보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이 하시는 질문인데,
맹장수술체험기(중)에서 마지막에 나온 18호실의 예쁜 여학생 주소는 저도
모릅니다. 묻지 마십시오.-_-; 그리고 제가 수술을 하고 입원해 있을때 많은
도움을 주신 한양대 병원에 계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에.. 혹시라도
3학년 간호학과 실습생 중에 저를 기억하시면 연락 주십시오. 소개팅이라도...
-_-;

- by 터빵

그럼, 여러분의 맹장은 언제까지나 무사하기를 바라며..

안녕히.


< 끝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40
오빠꺼 보니까 좋다... 섹시해ㅎ
제목

[ 유머가 가득한 마을 유가촌 2 입장하기 클릭! ] 

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