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야, 나 배가 아퍼... (상) (3911/37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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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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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야, 나 배가 아퍼... (상) (3911/37582)

포럼마니아 1 5,500

- 충수염 (맹장염) -

충수염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의 하나로 충수의 염증성 병변이다.
급격하게 발병한 급성충수염을 일으켰을 때는 천공으로 진전하거나 또는
자연적으로 염증이 쇠퇴된다. 경미하게 반복 충수염을 재발시키거나 또는
발병후에 치유되었거나 유착을 일으키면, 소위 만성 충수염이라고 한다.


< 4월 27일 아침 6시 >

" 바스켓 카운트~! 프리드로우 원샷~! "

" 벌컥 벌컥~ 원샷~! 카~ "

" 그 원샷 말고 슛 쏘라구 임마~! 이게 맞아야 정신을 차릴려나. 퍼억~! "

" 우어어어억~ "

벌떡.

꿈도.. 뭐 저런 꿈을 꾸냐.

그런데 정말로 배가 아픈 건 왜일까. 터빵이는 어제 먹을 걸 생각해 보았다.
밤 10시쯤 친구 만나서 술 먹고 치킨 먹긴 했는데.. 그랬다고 배가 아픈건가..
아냐. 배가 아픈게 이상하게 소화불량 같지는 않은데.. 이상하네 거.

터빵이는 갑작스런 복통에 이상함을 느끼고 가정의학백과사전을 펼친다.
그리고 배가 아플때 라는 항목을 찾아본다.

- 배가 아플때 -

천공성 복막염, 일레우스, 급성췌장염, 장간막형전증, 난소난종, 자궁외임신,
위경련,장산통, 위장단열, 간장손상, 화농성 복막염, 간농양, 장협착,
담석증발작, 횡격막화농양, 담낭양, 위궤양, 십지이장궤양, 회충증, 유문협착,
이동맹장, 급성충수염.

우어. 이거 뭐야.. -_-;

터빵은 병명이 어려워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확실한 건..
자궁외 임신은 아니라는 거. 냐하하.

그런데 문제는, 집에 터빵이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엄마 아빠는
회사일로 독일에 10일 정도 가셔서 4일이나 있어야 오시구, 동생도 회사에
나가서 현재 집에는 터빵이 밖에 없었다.

' 뭐.. 설마 큰 병이겠어. 똥 싸면 그냥 낫겠지.. '

하지만 느낌이 이상했다. 그냥 배 아픈게 아니고, 아픈 것이 배 전체에 퍼져
있다가 베꼽 중심으로 몰리더니 슬슬 오른쪽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_-;

그런데 오른쪽으로 옮겨간다는 건.. 그것도 오른쪽 하복부면.. 여기 있는게
맹장인데.. 아니. 정확히는 충수지. 그럼... 설마 맹장염?

에이, 설마.

그런데 상황은 점점 심각해 지고 있었다. 배는 점점 아파오고, 심지어는
식은땀까지 흐르며 역겨워지기 시작했다. 터빵은 덜컥 겁이 났다. 이거 정말로
맹장염( 이하 충수염) 인가 보네.. 하필 엄마 아빠 없고 아무도 없을 때..
이거 어떡하지.

터빵은 우선 혼자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섬 주섬 옷을
챙겨입고 근처에 있는 할머니네 집으로 낑낑대며 걸었다. 말 그대로 "낑..
낑.. " 대며 걸었다.

" 딩동~ "

" 누구슈? "

" 저에요. 터빵이. "

덜컥~

" 아이구, 터빵이 네가 왠일이냐? "

" 할머니... 저 배아퍼요.. 아무래도 충수염 같아요.. "

" 충수염이 뭐다냐? "

" 맹장 있잖아요.. 맹장염이요. "

" 하이구머니, 이런 이런.. 이거 어쩐다냐.. 아이구.. 근데 할머니가 다리가
아파서 나갈수가 없는데.. 이거 어쩌나.. 지금 나밖에 없는데.. 니네 외숙모는
나갔는데.. "

" 그럼 어쩔 수 없죠.. 저 혼자 병원 갈께요. "

" 그래.. 미안하다. "

후.. 하필 왜 이렇게 일이 꼬이지..

터빵은 계속 흐르는 식은 땀을 닦으며 다시 집으로 갔다. 그리고 회사의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 따르르릉~ "

" 네, 터빵이 동생입니다. ( 실제로 이러지는 않슴다. -_-; ) "

" 야.. 나 형인데.. 나 지금 배 무지 아프거든? 아무래도 충수염 같다. "

" 충수염이 뭔데? "

" 우어어어어~!!!!!! 맹장 터지겠다구~~!!! "

" 어? 정말? 그럼 병원 가 봐. "

" -_-; 너 동생 맞어? 걱정 안되냐? "

" 이따가 작은 아빠랑 갈테니까, 일단 병원 가서 확인 해 봐. 근처 3단지
상가에 내과 있으니까 가봐. "

" 알았어. 이따 보자. "

딸깍.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이거 장난이 아닌데..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도
터빵은 계속 식은땀을 흘렸고, 숨을 몰아 쉬었다. 헥. 헥. 헥.

그리고 근처 3단지 상가의 노원 가정병원이라는 내과로 갔는데, 이건 뭐
난장판이었다. 여기 저기 컴퓨터고, 상자구, 의자구, 그냥 정신없이 널려
있구, 간호원들은 앉아서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었다.

" 헥..헥.. 저..저기요.. "

" 네? "

" 진료 받으러 왔는데요.. 헥.. "

" 그럼 보험카드 주세요. 여기 처음이시죠? "

" 헥.. 네. "

" 저희가 공사를 해서 오늘 다시 개원했거든요. 그래서 이래요. "

" 네.. -_-; "

" 중얼 중얼 쫑알 쫑알 "

" 네... "

" 쫑알 쫑알 냐옹 냐옹 "

" 네.... "

" 냐옹 냐옹 뿌샥 뿌샥 "

" ( 급해 죽겠는데 뭐하는 거야.. -_-; ) 네... "

" 그럼 잠깐만 앉아계세요. "

" ( 이러다가 터지면 너 죽고 나 죽자. ) 네.. "

그렇게 앉아서 약 10분간을 기다린 터빵. 정말 죽음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마음 같아선

" 나 충수염이란 말야~~~~~~~!!!!!!!!!!!! "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럴 찰라에 의사가 불렀다. 들어오라구.

" 안녕하세요? "

" 헥헥.. 네.. "

" 어떻게 오셨죠? "

" 오늘 아침 6시경 배가 아파서 일어났어요. 그 아픈에 배 전체에서 배꼽
밑으로 움직이고, 다시 오른쪽 하복부로 움직이더군요. 그리고 누르면 뗄 때가
더 아프고, 발을 들면 아픔이 더하더군요. 즉, RLQ가 있고, Rebound Tention이
있어요. 아마도 급성 충수염이 아닐까 싶습니다. 백혈구 검사를 해 주시구요,
설파제나 클로로마이세틴을 주시는 것이 좋겠어요. "

터빵은 가정의학백과사전에서 뒤적거린 정보를 줄줄이 외워댔다.

" 저기요, 의대 나오셨어요? -_-; "

터빵은 차마 아니라는 말은 쪽팔려서 못하고 그냥 둘러댄다.

" 그냥 공부 좀 했죠. 아하하핫. 아..근데 난 아픈거지.. 어흐흐.. 이거
충수염 맞아요? "

" 맞는 것 같네요. 어디 다시 한 번 볼까요? 이렇게 누르면 아파요? "

" 아뇨. "

" 이렇게는요? "

" 아뇨. "

" 이렇게는요? "

"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

" 충수염 맞네요. -_-; "

의사는 진단서를 써서 주며 근처의 중앙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말했다.
앰불런스라도 불러줄꺼라고 생각했던 터빵은 왠지 서운함을 느꼈다. 나
아픈데.. 쩝.

그리고 또 숨을 몰아쉬며 나와서 택시를 타고 중앙병원으로 향한 터빵.
진단서를 들고
응급실로 들어가서 병원 수속을 밟았다.

" 이거랑 이거랑 쓰시면 되요. "

" 네.. "

" 근데 환자는 누구죠? "

" 전데여. -_-; "

" 아.. 걸어들어오셔서 환자 아닌 줄 알았어요. 무늬만 환자 아니에요? "

' ( 아픈데 뭐하자는 거여.. -_-;;;; ) '

수속을 밟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터빵. 근데 너무한게, 그래도 응급환잔데
2시간은 그냥 앉아서 기다린 듯 했다. 너무해.. 터빵은 걸어들어와서 안아파
보이니까 그냥 내비두나 싶어서 배를 움켜쥐고 아픈 척이라도 해 볼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 형~! "

" 아, 너구나. "

" 작은 아빠도 같이 오셨어. 밖에 계셔. 여기서 나가자. "

" 어.. 나 수속도 다 했는데.. "

" 여기서 기다리다간 끝도 없어. 아는 사람 있는 한양대 병원으로 가자. "

" 응.. 알았어. "

그리고 터빵은 그 고생해서 해 놓은 수속 다 취소하고( 흑.. T_T) 작은 아빠의
차를 타고 한양대 병원으로 향한다.

" 으이구, 너는 하필 엄마 아빠 없을 때 아프냐? "

" 맹장이 나 터진다 하구 터지나요 머.. -_-;; "

" 암튼 한양대 병원에 아는 사람 있으니까, 가서 빨리 하자. 맹장이면 수술
해야 되니까. "

" 네. "

그리고 한양대 병원에 도착하니, 벌써 회사에서 나오신 분이 터빵일행을
기다리고 계셨다.

" 수속 다 해놨습니다. 저기 침대에 가서 누우세요. "

' 와.. 역시 좋구나.. 아는 사람이 있어야 된다니까. '

그리고 터빵은 침대에 눕는다. 하지만 상황은 매한가지. 아까는 의자에 앉았고
지금은 침대에 누웠다는 것이 다를 뿐, 역시 터빵은 하염없이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그리고 나니 갑자기 이상한게 달린 기계를 끌고 몇명의 가운을 입은
의사 비스무리 한 사람들이 터빵에게 다가왔다.

" 옷 벗어봐요. 심전도 재게. "

" 다 벗어요? "

" ( 심전도 재는데 아랫도리는왜 벗니..-_-; ) 상체만 벗어요. "

터빵은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하필 이럴때 나의 근육을 자랑해야 하는 것에
쪽팔려 하며 옷을 훌러덩 벗고 누웠다. 그랬더니 의사 비스무리 한 사람들이
터빵의 몸에 이것 저것 붙이고 뭔가를 보는 듯 했다.

' 그래. 이제야 좀 뭔가 하는 것 같군.. '

그런데 그것도 잠시, 그냥 붙인 거 떼고 아무말도 없이 의사 비스무리 한
사람들의 한 떼는 그냥 사라졌다.

' 우씽.. 뭐하는 거야~ -_-+ '

아무튼 그 때는 이상하게 아팠던 배가 좀 가라앉았고, 누르면 아프고 안누르면
그냥 버틸만 한 상황이 되어 있었다. 터빵은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이거 혹시
충수염 아니면 어떡하지? 아까 동내 내과에서 그냥 잘못 진단한 거면
어떡하지? 불안한 마음에 터빵은 혈액검사를 위해 피를 뽑으러 온 간호원 옆에
서 있던 의사에게 물어보았다.

" 저기요.. 오른쪽 배가 아프긴 한데요.. 이게 충수염 아니면 뭐에요? "

" 글쎄.. 만약 충수염이 아니면.. "

" 아니면? "

" 변비일 가능성이 높지.. 음. "

" 벼..변비... -_-; "

이 때가 가장 두려웠다고 나중에 터빵은 회고한다. 생각해 보라. 작은
아빠한테 연락을 했으니 집안 전체에 소문 도는 건 시간 문제고, 터빵이가
맹장이 아니고 변비래요~ 얼래리 꼴레리~ 하는 말을 듣고 과연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라는 말인가..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변비는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불행스럽게도.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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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41
결혼은 여자들의 가장 흔한 생계 수단인거 아시죠? 원하지 않는 섹스는 아마도 성매매보다 결혼에서 더 많을 거에요~ 버트란트 러셀 아저씨가 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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