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보.물.찾.기. (6733/37588)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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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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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보.물.찾.기. (6733/37588)

포럼마니아 1 8,071

방학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국 일은 터지고 말았다. 맨날 벌
어지는 일, 그러나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 글에 워낙 많이 써 온
지라 다시 쓰는 것도 지겨운 그 일. 으으으...


" 야!!!!! 빨랑 안 일어날래~!!! "


" 네. "


" 일어나겠다는 거야, 안 일어나겠다는 거야? "


" 안 일어난다는 거죠. -_-; "


" 일어나야 청소를 하지, 야! 너 니 방 좀 봐라. 이게 사람 사는 곳이
냐, 돼지우리냐? "


" 돼지우리는 원래 깨끗하대요. "


"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청소하게 퍼뜩 일어나! 아냐, 니 방은
니가 치워야지. 얼른 일어나서 방치워!!! "


" 이따가 ... 치..울....께..... 요..... 흐아암.. "


" 너 정말... 몰라, 나두! "


쾅!


엄마는 으레 잔소리를 한바탕 쏟아붓고 나가셨다. 하지만 난 이불을
둘둘 말아 온몸에 감은 채로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분풀이
할 대상이 있으면 스트레스를 그만큼 덜 받는다고 하니까, 난 내가 잠
을 더 잠으로써 엄마의 분풀이 대상이 되려고 하는 기특한 생각을 가
지고 있던 것이다. 으하하. 믿거나, 말거나죠.


아무튼, 그렇게 데굴데굴 뒹굴뒹굴 빠두두둥 하면서 시간을 죽이다가
느즈막한 아침, 솔직히 말하면 해가 중천에 뜬 오후보다 조금 더 늦은
오후에 일어났다. 배가 고파서 더 이상 잘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방을
치우기 전에는 절대 밥을 줄 수 없다는 엄마의 엄명! 난 굴복할 수밖
에 없었다. 아아, 먹어야 한다는 본능 때문에 방을 치우기 싫다는 나
의 이성이 굴복하다니. 하지만 정말 치워야 할 때도 되었다. 방 바닥
색깔이 무엇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까. 뜨어.


그래도 이왕 치워 보는 거 잘 치워 보리라 생각하고는 책상 서랍이랑
장롱 서랍까지 다 끄집어내어 정리를 했다. 아핫 기특하다. 그렇게 정
리를 하다 보니 예전에 그렇게 찾다 찾다 못 찾은 물건들이 빼꼼이 고
개를 내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 물건. 서
랍을 장롱에서 빼는데 저 깊숙한 곳에서 뭐가 굴러가는 소리가 났다.
깊숙이 손을 넣어 꺼내 보니, 이건... 물론 대부분 기억하시겠지만 왜
옛날에 100원 넣고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달걀 모양의 케이스에 무슨
열쇠고리나 자물쇠, 플라스틱 인형이 들어 있던... 이름은 기억이 나
지 않지만, 아마 재미나인가, 그랬을 것이다.


투명한 부분과 파란색 부분이 결합되어 있고, 그 안에는 꼬깃꼬깃 접
은 종이가 들어 있었다. 이 책상은 내가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내 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장롱이니까, 아
마 이 달걀 모양의 케이스도 그 시절, 또는 그 이후에 서랍 안으로 들
어가게 되었을 것이다. 궁금한 생각에 나는 얼른 케이스를 열어 꼬깃
꼬깃 접어 놓은 종이를 펴 보았다. 그 종이의 내용인즉슨,


" 선희네 집 사과나무 밑. "


으흠... 이게 무슨 뜻일까... 선희네 집 사과나무 밑? 이 기어가는 글
씨를 보아하니 무지 어렸을 때 쓴 것 같은데... 흐음...


난 한 번 궁금해지면 아주 환장해 버리는 습성이 있다. 전에 천녀유혼
에 나온 여자 이름이 왕 머시긴데(-_-; 이상한 어감이다. 왕 머시기...)
그게 생각이 안 나서 새벽 3시에 친구네 집에 전화했다가 아버님한테
작살난 기억이 생생하지만... 아직도 그 버릇은 고치지를 못했다. 선
희네 집 사과나무? 선희네? 선희네? 어... 아!!! 선희네!!!!


지금 내가 사는 집은 잠실에 있지만, 예전에는 성수동에서 살았다. 국
민학교 3학년 때 잠실로 이사왔는데, 우리 옆집에 선희라는 여자애가
살았다. 학년도 같았고 취미도 같아서(고무줄... -_-;) 우린 참 잘 어
울려 놀았다. 선희네 어머님은 통장님이셨는데 그 시절에는 돈이 많은
집이 통장을 맡곤 했다. 선희네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원도 있고 정원
한가운데는 작은 사과가 열리는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그 밑에...
도대체 뭐가 있다는 거지? 내가 뭘 숨겨 놨나? 뭘 숨겨 놓은 거지?


" 어머님. "


" ... 네가 그렇게 나를 부를 때는 분명히 무언가 꿍꿍이가 있을 터
말해 보아라. "


" 소자 잠시 성수동에 좀 다녀오겠나이다. "


" 거긴 뭐하러? "


" 보물 찾으러. "


" ... 그냥 방 치우지 말고 자렴. 괜찮다. "


" 지... 진짜루 보물 찾으러. -_-; "


" 괜찮데두. 쯔쯔... "


" 이것 보세요. 여기 적혀 있잖아요. 선희네 사과나무 밑. 선희네 모
르세요? 거기요, 우리 옆집에 통장(통신장애가 아닙니다.) 아줌마네
집 있잖아요. "


" 거기 뭐가 있는데? "


" 그걸 나도 모르니까 확인하러 간다니깐요!! "


" 흠... 돈이면 좋으련만... "


" 그때 제가 돈을 가져 봤자 얼마나 가졌겠어요. -_-; "


" 그럼 방은 언제 치우고? "


갔다오자마자 냉큼, 후딱, 빨리, 어서, 신속히 치운다는 각서에 도장
까지 찍어 놓고 난 성수동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만
두 사먹으러 대학교 2학년 때 성수시장에는 다시 왔었지만 예전에 살
았던 곳으로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참 많이 변해 있었다. 길도 자갈길에서 아스팔트 길로 쫘악 바뀌어 있
었고, 좁은 길들도 차들이 다닐 수 있는 넓은 길로 바뀌어 있었다. 예
전엔 애들이 놀던 공터도 높은 건물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괜히...
한숨이 나왔다. 변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닌데도 괜히 예전의 모습을
기대하게 되는 것은 나만의 이기심 때문인가. 오홋. 써놓고 보니 멋진
말이군. 흐뭇...


아... 아무튼!!! 나는 예전 기억을 더듬어 우리집이 있던 골목으로 들
어섰다. 끝이 막다른 골목이라는 것이 생각나서 골목까지는 쉽게 찾았
는데 집들이 전부 바뀌어서 어느 곳이 예전 선희네 집인지 알 길이 없
었다. 대충 위치는 짐작이 가긴 하는데, 그렇다고 아무 집이나 벨 누
르고 물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구... 여기까지 와서 아무 소득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건 싸나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계
속 그 골목을 어슬렁거리는데,


" 탁! "


" 으아아악!! "


" 젊은 사람이 놀라기는... "


" 누... 누구세요? "


" 자세히 보니 역시 맞긴 맞구먼. 너 나 모르겠나? "


... 누군데 다짜고짜 반말부터 하느냔 말이다...


" 네... 모르겠는데요? "


" 하이고, 이놈이 나를 잊어먹어야. 너 진호 맞재? "


" 헉... 맞는데요. 저 아세요? "


" 당연하지, 니 이사가고 한 번도 안 찾아왔어도 내 니 얼굴 그대로
기억한다. 나이 먹어도 어디 본판이 달라지나. "


..... 웬지 본판이 안 달라졌다니깐 기분이 나빠졌다. -_-;


" 나 생각날 낀데... 너 우리집 와서 정수랑 같이 샤베트 먹고 그러지
않았나. 나 정수 에미다, 에미. 모르겠나? 니가 우리 정수보고 샤베
트 하나 더 먹었다고 고래고래 악쓰던 거 난 그대로 생각나는구만. "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역시 똑같았군, 나는. 그러고 보니 이 아주머니
의 인상이 생각나는 듯도 하다.


" 니 어무이 아부지는 잘 계시나? 니네 어머니 허리 아픈 건 여전하시
고? "


" 네, 많이 괜찮아지셨어요. 아 참, 저기요... 저 선희네 기억나세요? "


" 선희네? 그 통장집? 그거야 내가 기억 못 할 리가 있나. 니네 이사
가고 난 다다음해에 그 집도 이사갔지 아마. "


" 저, 그 집이 어디에요? 여기 아니에요? "


" 선희네 옛날집이면, 거기가 아니라 그 맞은편 집이재. 이제 다른 사
람이 이사와서 살아서... 그 집 사람들하고 알기는 하는데, 와? 니
그집에 무슨 볼일 있나? 혹시 선희 못 잊어서 찾아온 건 아닌가? "


" 아니에요, 선희는 이제 얼굴도 기억 안 나는걸요. "


" 그럼 그건 왜 물어 보노? "


집에서책상정리하다가나온달걀모양의케이스에들어있는꼬깃꼬깃한종이
에적힌선희네집사과나무밑이라는글씨때문에여기까지왔다는걸어떻게이
야기하겠는가?


" 뭐...뭐라카노? "


" 아뇨, 저기... 아무튼... 에... 또... 그러니까... "


" 됐다, 머 니 하는 일 나한테 보고해야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
잘 있나 궁금해서 물어 보는 거니까네 너무 부담스러워하지는 마라.
아참, 혹시 궁금해할지도 몰라서 하는 얘긴데, 정수는 군대 갔다. "


안궁금했다. 솔직히. -_-;


그렇게 우연치않게도 아주머니를 만나 얼마 동안 이야기한 다음 나는
선희네 집이 갈색 벽돌로 담장을 쌓은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
지만 막상 알아도 문제인 것이, 도대체 어떤 이유를 대고 그 안으로
들어가느냔 말이다. 외판원처럼? 에라, 외판원이라면 나도 질색인데.
그럼 아들 친구처럼? 혹시 아들이 아니고 딸만 있으면 내가 사윗감으
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애들이 나이가 나랑 안 맞아도 이 작전은
말짱 꽝이구... 전에 이 집 살던 사람 친구라고 할까? 근데 친구라는
사람이 들어와서 여기저기 땅을 파고 다니면 얼마나 이상하게 볼까.
아냐... 이것도 아냐... 아냐... 아닌데... 아닐껄... 아닌 것 같다...
으..으..으...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나는 스트레스해소성 괴성을 지르고 난 후, 그냥 가장 무식한 방법인
사실대로 이야기하기 전법을 택했다. 우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긴장
된 손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 띠리리 띠리리리리 띠리리 띠리리리리 "


" 누구세요? "


" 네, 저기... 으하하하... "


생판 모르는 아주머니한테 조그만 모니터 보면서(경비장치가 되어 있
었다. 그 새콤 선전 같은 데 나오는 거... ) 이런 이야기 하려니까 식
은땀이 좍좍 났다.


" 저기요, 제가 전에 이 동네 살던 사람인데요, 이사를 했거든요? 근
데 여기가 선희라는 애가 살던 집인데 이 집에 제가 묻어놓은 게 있
어서요. 잠시 들어가 보면 안 될까요? "


" (역력한 의심의 눈초리) 뭘 묻어 놓으셨는데요? "


" 그걸 저도 모르겠어요. 절대 피해는 안 끼치겠습니다. 학생증 맡겨
놓을게요. "


뜨아. 여기가 당구장도 아니고 돈 모자랄 때 맡기는 학생증 얘기가 왜
나온단 말이냐. 근데 이 얘기가 아주머니의 마음을 흔들었나 보다. 그
래, 역시 학생 신분이 좋긴 좋다니까.


" 그럼... 일단 들어와 보세요. "


철컹!


육중한 쇠문이 열리며 나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2층으로 되어 있는
집 앞에는 작은 정원이 있었고 그 정원에는 몇 그루의 나무가 보였다.
저 중 하나가 사과나무였으면 좋겠는데...


" 안녕하세요? "


" 아, 네. 죄송합니다. 이상한 부탁을 드리게 되어서요. 실은... 이겁
니다. 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


" 선희네 사과나무 밑? 이게 뭐죠? "


" 제가 옛날에 여기 살았었는데요, 원래 이 집에 살던 여자애 이름이
선희였어요. 저랑 친했는데... 그런데 오늘 책상정리를 하다 보니
이걸 발견하게 되었어요.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제가 왜 이걸 적어
놓았는지, 저도 기억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아, 혹시 이사오시면서
이 앞에 있던 나무들을 전부 파내셨나요? "


" 아니예요, 그건. 정원이 이뻐서 거의 그대로 놔두었는데... 사과나
무도 있어요. 저기 저 나무가 사과나무죠. "


" 아, 저 나무요... "


" 엄마~ 뭐야? "


" 아, 들어가 있어. 엄마는 손님하고 잠깐만 얘기하고 들어갈게. "


" 나도 나올래. "


" 들어가 있으라니깐. "


" 싫어. 싫어. 나도 나올 거야. "


한 6살에서 7살 정도 먹어보이는 사내아이가 뚝심을 발휘하며 엄마 말
무시하고 집에서 나오고 있었다. 너 나 가면 말 안 들었다고 맞는 거
아니냐? 아참... 여긴 우리집이 아니지. -_-;


아무튼 나는 아주머니와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주머니가 제공하신
삽으로 사과나무의 근처를 팠다. 어릴 때 판 거니까 아마 깊이는 파지
못했을 거라는 추측으로 대충 둘레를 파는데, 삽을 찔러넣는 순간 무
슨 소리가 들렸다.


" 어머 " " 앗. " " 와! "


" 뭐가 있나 본데요. 잠시만요. "


보물찾기... 어릴 때 소풍가면 많이 하던 놀이지만, 이건 정말로 어린
내자신이 묻어 놓은 보물을 내가 찾는 기분이라서... 참 묘했다. 어린
나와 조우하는 느낌. 과연 뭘까. 내가 묻어 놓은 것이. 흙을 손으로
제치면서 땅 속에서 발견한 나의 어릴적 보물은...


" 어, 뭐야 이거. 비닐로 쌓여 있네요. 그래서 썩지도 않았나 보네.
어디... 이... 이건!! "


" 와~! 조립식이다~!!! "


그랬다. 조립식이었다. 탱크의 조립식. 그걸 보는 순간 모든 일들이
다 생각났다. 그 해 크리스마스에 아빠가 주신 선물은 하나는 연필깎
이였고 하나는 바로 이 조립식이었다. 그런데 동생과 나는 연필깎이에
는 관심이 없고 서로 조립식을 갖겠다고 난리를 피웠고, 결국 엎치락
뒤치락 싸움까지 벌어졌다. 그 꼴을 보면서 기가 차 하시던 아빠는 그
조립식을 아예 다른 곳으로 가져가 버리셨다. 하지만 완전히 버리신
건 아니고 집안 어딘가에 숨겨놓은 것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챈 나
는(설마 그거 쓰레기통에 버리셨겠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빠
엄마가 나가신 틈을 타서 온집안을 뒤져 안방 옷 넣는 장롱 구석에 조
립식 상자가 놓여 있었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걸 다 가져
가면 아빠한테 들킬 수도 있으니까,라는 똑똑한 생각을 한 나는 그 안
의 내용물만 빼서 내가 아는 장소에 몰래 숨겨 놓기로 했다. 그게 바
로 선희네 집 사과나무 밑이었고, 혹시나 까먹을까봐 그 장소를 적어
서 달걀 모양 케이스에 넣어 서랍에 보관해 두었던 것이다.


" 푸.... 푸.... 푸하하하하하~~!!!!!!! "


아주머니와 아들이 이상하게 보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나는 조립식을
손에 든 채 한참을 웃어댔다. 웃음이 그치지 않고 나왔다. 약간은 쓴
웃음이 섞인 웃음이. 그 조립식에 장난꾸러기인 나의 모습이 그대로
배여 있는 것 같아서... 그걸 10년도 더 지난 지금 보게 되니 마치 어
린 시절의 나를 만나 안녕~ 하고 인사하는 기분이 들어서... 그래서
그렇게 웃었던 것 같다.


" 자, 너 몇학년이니? "


" 나 2학년. "


" 그럼 8살인가? 9살? "


" 8살. "


" 너 이거 가질래? 조립식. "


" 응!!! "


" 그래, 그 대신 꼭 잘 만들어야 된다? "


" 응응! "


" 저, 별것도 아닌 것 같고 폐를 끼쳤네요, 결국. 죄송하구요, 이제
가보겠습니다. "


" 네, 그러세요. 그럼. 아참, 저 흙더미는... "


" 치우고 갈게요. -_-; "


뭔가 대단한 걸 기대했는데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식의 표정을 하고
있던 아주머니는 그리고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조립식을 손에
쥐고 신나하는 아들과 함께. 이 사람들에게는 그게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겠지만, 그 시절의 나에게는 그야말로 보물이었다. 보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성수시장에 들려 만두를 먹었다. 여전히 변함없
는 맛.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이젠 추억의 어느 한켠
을 차지할 나의 소중한 보물처럼 말이다.


바람이... 그래도 많이 따뜻해졌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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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2:05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면... 혹시 돈이 모자란건 아닐까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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