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버터빵] 수.학.의.왕.자. 2부 (1) (10140/37670)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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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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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버터빵] 수.학.의.왕.자. 2부 (1) (10140/37670)

포럼마니아 1 11,130

차창에 팔을 기대고 창 밖을 보면, 허수아비가 새겨진 아름다운 금색 물결이
뒤로 흐르고, 멀리로 산이 물결에 둥실 떠서 흐른다. 이따금 보이는 빨강,
파랑, 녹색 지붕의 옹기 종기 모여 있는 집들. 구름은 한가로이 하늘 위로
노닐고 하늘의 푸른색은 차라리 눈부시다. 그리고 내 옆에는 오늘따라 더욱
예쁜 영경이가 두 눈을 감고 내 어깨에 기대어 새근 새근 잠이 들었다. 나는
녀석의 얼굴을 한 번 보고 싱긋 웃고서는, 부끄러이 손을 들어 영경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는다. 그리고 살포시 보듬고, 다시 창 밖을 본다. 아아,
행복한 순간이다.

..... 라고 예상했었다. 여행 떠나기 전에는. 우어.

그러나.



" 서방이라는 놈이 뜬금없이 가이내들 허벌나게 끌고 와서리 나으 가슴에
염장질을 해 버려야? 워메 징한거~ 아따 사람이 그러면 안돼재! 그 놈이야
헤벌레 했었지만 나는 뒷간에서 허벌라게 울고 있었지라. 으메, 생각만 해도
이런 썩을 놈! 이 염병할 놈! 찡한거, 워메~ "

" 하이고, 욕 봤소, 시방~! 근데 마, 그냥 잊어버리소. 사내가 가이내들 끌고
다닐 수도 있는게이지 머..."

" 꼬꼬댁~~ 꼬꼬꼬꼬~ "

" 워메, 실한거. 팔러가는겨, 시방? "

왼쪽에선 우렁찬 목소리의 전라도 아주머니 두 분의 대화가 오고 가고,
그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앞에는 여행을 떠나는 듯한 남자 둘에 여자 둘의
일행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통로에서는 남자애가 여자애를 때리고
도망가고, 울부짖으며 여자애는 쫓아가고, 그러다가 넘어져서는 바닥에 앉아서
얼굴에 경련이 생기도록 울어제끼며, 내가 바라보아야 할 창문은 우리랑 마주
보고 앉은 할머니께서 햇볕 든다고 차창가리개를 내려버렸던 것이었다.

우어어.........

그나마 예상과 비슷한 한가지는, 내 어깨에 머리를 대고 잠을 자는 영경인데..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_-; 이것이 자면서 침을 흘려야? 축축한데 잠이 잘 오냐?

북작 북작 재잘 재잘 쨍쨍쨍 와라라락 꼬꼬댁 꼬고 음메 징한거 아스크림이나
캔맥주 있써으~ 띵가 띵가 우어어어~~~~

아냐. 이건 아냐. 사나이 박동현, 이렇게 리얼월드와 이미지월드가 달라서는
아니되는 것이야!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거라도 해 보자!!

상상의 마지막에 있었던, 내 손을 들어 부끄러이 영경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 나는 영경이의 머리 무게를 지탱하느라 반대편에 힘겨이 버티고 있던
오른손을 들어 살금 살금 영경이의 머리쪽으로 다다갔다. 그리고 머리에 손을
얹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쓰다듬으려 하는 순간!

" ... 나 건드리면 죽어... 음냐... "

커헉. 이거 잠꼬대야, 뭐야???

잠꼬대든 뭐든 아마 건드리면 죽을 것 같다는 본능적인 판단과 동시에 나의
오른손은 원래 있던 장소로 슬며시 돌아갔다.

아아아... 이건 아니었는데.. 그토록 힘들게 이 여행을 준비했을 때 상상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는데....

우연히 수학 천재 혁준이의 뒤를 걷다가 줍게 된 종이 한장. 똥 뭍은 종이를
펴보고 게이로 오해받으면서까지 온갖 수모를 감수하며 알게 된 문제집 이름 "
어쨌든 풀리는 수학. " 기말 고사 공부를 제끼면서까지 사방 팔방 수소문 끝에
중국집에서 알아낸 지원 문화사 사장 전화번호. 그리고 사장님과 전화통화를
통해 알게 된 몇가지 사실. 그 책은 나오기 하루 전에 불타 없어져
절판되었고, 그 책을 쓴 저자는 지리산의 수학동이라는 마을에 살고 있으며,
그 곳에 가려면 이성과 꼭 동행해야 한다는 이상한 말.

그 뒤로 내가 한 행동은 정말 천재적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기말 고사를 물론
망쳐버리긴 했지만.

" 야, 태욱아. 좀 해주라. 응? "

" 안돼 안돼. 이거 사기치는 거 아냐. 안돼. "

" SES 사진 5장. "

" .... 안돼."

" 핑클도 5장 끼워서. "

" .... 안돼. "

" 베이비 복스 공연 비디오카메라로 찍은거까지. "

" ..... 짜식. 그래, 우정으로 해 주지!!! "

" -_-; 너의 우정 고맙다. "

" 근데 다시 말해봐. 멀 해달라고? "

" 그러니까, 음.. 무슨 선전물 비슷한 건데, 유명한 수학 선생님들 사진 좀
어디서 가져다가 앞에 붙이고, 무슨 무슨 수학 캠프~! 그런 다음에 시간은
방학 때, 그러니까 한 7월 중순 정도 하고... 장소는 지리산 수학동. 기간은
3박 4일 정도로. 암튼 그냥 무슨 캠프 선전하는 팜플렛을 만들어 달라는거야.
아 참, 주최는.. 에.. 한국 수학 연구소 정도로 해 줘. "

" 이거 정말로 있는거야? 이런 수학 캠프가 있어? "

" 음.. 묻지마. 다쳐. "

" 너 여기 캠프 간다고 그러고 엄마한테 돈 받아서 삥땅칠라고 그러지? 그지? "

" 쓰.. 다쳐. "

" 알았어. 암튼 해주긴 하는데, 단! "

" 내 목에 식칼이 들어와도 네 이름은 불지 않는다. 오케. "

" 오케. 한 3일만 기다려라. "

우리반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제일 잘 하는, 그래서 유명 연예인들 사진 야한
사진이랑 합성해서 한 장에 1000원씩 받고 파는 장사까지 하는 태욱이에게
부탁해서 일단 지리산 수학동하는 수학 캠프를 광고하는 팜플렛을 만들었다.
그리고 인쇄소에서 칼라 레이져 프린터로 서너장을 뽑아서 집으로 가지고 왔었다.

" 엄마. 엄마~ 이것 좀 보세요~!! "

" 이게 뭐냐? "

" 한국 수학 연구소에서 주최하는 수학 캠프 선전진데요, 저 여기 가면
안돼요? "

" 거기서 뭐 하는데? "

" 수학 잘 못하는 애들한테 수학 잘하는 법 같은거 가르켜 주구, 수학 기초
같은 거 가르켜주나봐요. 엄마도 맨날 그러잖아요. 나 수학 성적 좀 올리라구.
엄마, 나 여기 갈래요. 네? "

" ..... 얼만데? "

" 30만원. "

" 가지마. "

" 그럼 20만원. "

" -_-; 니가 주최하냐? 참가비를 니 맘대로 정해? "

" 아..그..그게 아니구.. 두명이 같이 가면 한 사람에 20만원으로 해 준대요. "

... 내가 생각해도 저 대답은 진짜 기가 막힌 대답이었다. 최고의 임기응변.

" 오호.. 그래? 그럼 누구랑 같이 간다? "

" 엄마. 영경이 있잖아요. 영경이도 수학 잘 하는 건 아니니깐, 엄마가 영경이
엄마한테 말해서 같이 보내라고 말 좀 해 보세요. "

" 너... 설마 속셈이.. "

" 아니 어머니!!!! 도대체 저를 뭘로 보시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오로지 수학 한번 잘 해보겠다고 이런 팜플렛까지 어디서 주워와서 엄마한테
보여드리는 사나이 박동현이 설마 여자때문에 이런 캠프를 가겠다고 말씀드릴
것 같습니까!!! 물론 어머니는 당연하다고 말씀 하시겠지요!!! 네, 솔직이
아얘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 될 겁니다만, 같이 가면 무려 10만원이 싸지는데
엄마도 아빠한테 말해서 30만원 타고 나한테 20만원만 주면 남는 10만원으로
가을 옷 한벌 이쁜걸로 구입하실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순간 엄마의 눈이 번쩍였다. -_-+

그리하야, 엄마의 현란한 꼬심에 영경이 엄마께서는 홀딱 넘어가셔서, 여차
저차 하야, 나는 영경이와 같이 지리산으로 수학 캠프를 위장한 "어쨌든
풀리는 수학 저자 찾아가기"를 가게 된 것이다. 휴....

근데 이노무 동네는 들어가려면 이성을 꼭 한명 데리고 가야 된다구? 이거
가면 맨날 쌍쌍파티 하고 막 그러는거 아냐? 나야 뭐 덕분에 좋긴
하겠지만서도..

" 으응..... 어디야? "

" 아. 일어났구나? 잘 잤어? "

" 이상한 꿈 꿨어. "

" 어떤 꿈? "

" 내가 뒤게 기분 좋게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막 내리더니 내
주변이 온통 물로 가득 차는거야. 그래서 다른곳으로 대피할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만사 귀찮아지는거 있지.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비
내리는거 맞고 있었다. 이상하지? 그치? "

..... 내 어깨에 스며든 네 침을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을꺼야. 축축해서
일어나고 싶은데 졸리니깐 그냥 무시하고 자겠다는 생각이 바로 나타난거네 뭐.

" 이상하지? 혹시 이거 예지몽 아닐까? 우리 가는데 비 많이 와서 집에도
못가고 그런거 아냐? "

" 에이, 아냐. 그럴리 없어. 폭풍 온다는 소리도 없었는데 뭐. 괜찮아. "

" 그런가.. 그런데 너 수학 캠프 일정은 가지고 있어? "

" 아.. 안가지고 왔다. 그냥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이라는 것만 알면
되지 머. 가면 다시 나눠 줄꺼야. "

" 그래, 그럼. 하움... 야, 재밋는 얘기 좀 해봐. "

" 무슨 재밋는 얘기? "

" 아 참. 맞아 맞아. 나 지현이한테 들었는데, 너 3반 맞지? "

" 응. 그런데? "

" 너희 반에 게이 있다면서? "

뜨아아아아아아~~~~~~~~!!!!!!!!!!!!!!!!!!!!!

" 누..누가 그런 소리를 해!!! "

" 지현이가 했다니까. 지현이는 7반 남자애한테 들었다고 그러던데. 체육
시간에 남자애가 연애편지 넣으러 왔다가 들켰다구. 애들 다 봤다고 그러던데? "

" 영경아. "

" 응? "

" 세상엔 말 못할 진실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

" .... 응? "

" 그런 사람을 위로해주지는 못할 망정 가슴에 비수를 꽂으면 안돼지. 그지? "

" ..... 무슨 얘기 하는거야, 너! "

" 아무튼, 너 배고프지 않니? "

" 얘가 왠 뚱딴지같이.. 그러고 보니 좀 고프네. "

" 아마 다음 정거장에서 10분정도 정차할텐데, 그때 우동 사먹자. "

" 그래. "

휘유... 가까스로 넘어갔다. 으어.. 그 일이 영경이한테까지 들어갈 줄이야..

" 근데... 너희반에 진짜 게이 있어? "


우어어어어어어~~~!!!!!



to be continued, if you click 추천(ok). ^^;


추신: 에고, 연재가 많이 늦어졌네요. 추석 때는 놀았고, 추석 지난 다음에는
제가 좀 아파서요. 그래도 몇몇 분이 얼렁 써달라는 메일을 보내주셔서, 힘
내서 쓰고 있슴다. 일단 밀린 스토리 따라잡기 위해, 한 4편 까지는 앞에
나오던 어쨌든 풀리는 수학을 빼고 올리도록 할께요. 그럼 다음편에서 뵙죠.
Have a nice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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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2:17
우와~~~ 오늘은 정말 사랑하기 딱 좋은 날씨에요.. 근데 쭈는 남친이 없어서 요지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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