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에이스] 축구시합과 개미.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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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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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에이스] 축구시합과 개미.

AVTOONMOA 0 2,852

안녕하세요. 에이스 입니다.



?축구시합과 개미.?


그날도 어김없이 동네후배들과 나는 오락실을 전전하며, 무의미한 하루를
보내는 도중이었다.


항상 그래왔듯 우리는 오후 4시경이 되자 주머니의 돈을 모두 오락실에 털어
버리고는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후배.1 : 형...세상은 넓고 우리가 할일은없고 거기에 우리는 돈도없는데
공원가서 낮잠이나 자는건 어때요?

나 : (시큰둥) 그...그것도 괜찮은 생각이네.


후배.2 :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가시죠.형.



오랫만에 찾은 공원에는 자전거타는 할아버지 몇몇과, 나무밑에서 자는 백수들
그리고 축구를 차고있는 초등학교로 보이는 꼬마 녀석들이 있었다.



' 후후.. 나두 어릴땐 이공원에서 저렇게 친구들과 축구를 하곤했는데...'



이렇게 훌쩍 커버려 축구하는 꼬마 아이들을 부러워 하는 내모습에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생각보다 더빨리 내 머리속을 스친게 있었고, 난 꼬마애들에게 슬며시
다가갔다.



나 : 어이 꼬마들 이리와봐.


꼬마들 : 왜요. 아저씨?


나 : 니들 왜 농구공으로 축구를해? 다들 잡혀가고 싶어.;;


꼬마들 : 켁. 아저씨 농구공으로 축구한다고 왜잡혀가요. 아저씨 괜히 축구하구
싶으니깐 그러는거죠? 그쵸?


나 : 으..응. -_-;


후배들 : 저런.;;




꼬마녀석들 4명과 우리편 3명.


누가봐도 우리에게 불리한 게임은 시작되었고, 내가맡은 포지션은 미드필드,
센터포드,라이트윙, 레프트윙, 라이트윙백, 레프트윙백 이었다.;;


게임은 전후반 나눠 15분씩 진행 하는것이었고, 시간은 골키퍼가 재기로했고,
반칙 할때마다 그때그때 서로가 쑈부를 봐서 경기를 진행하는 그런 게임이었다.



오랫만에 뛰는 공원 운동장은 옛추억을 되살아나게 해줬고, 내 심폐지구력이
이렇게 엄청나게 나빠졌다는 개같은 사실도 알려주었다.





나 : 헉헉...헉헉...


후배 : 성원이형 패스요. 패스!!


나 : (철퍼덕) 끄응.-_-;


후배 : 형 뭐에요 진짜. 어릴때 마라도나도 울고 갔다던 그실력은 어디있고
병든 닭처럼 빌빌데요. 형이랑 진짜 편먹고 축구 못하겠어요;;


나 : 이새끼...힘있을땐 나랑 편먹고 이제 내힘이 빠지니깐 배신하겠다....


후배 : 형. 솔직히 첨부터 이랬잖어요.-_-;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게 했던 축구는 수년간 의리좋게 지내왔던 우리의 사이를
점점 갈라놓고 있었다.;;


전반전 15분의 경기는 어느덧 끝났고, 공원 한구석에 있는 수돗물로 목을 적시고
잔디밭에 누웠다.


전반전 스코어 1 : 0의 점수는 내가넣은 자살골 이라고 삿대질 했지만 그건결코
골키퍼의 자책점이지 나의 자살골이 아니었다.;;



경기 15분에 지쳐 쓰러져 나뒹구르고 있는 우리들과는 달리 꼬마녀석들은 쉬는
시간마저 연습에 몰두했다.


대단한 집중력과 승부에 대한 근성은 높이 사줄만 했지만 얼굴 생김새와
꼬락서니는 공부를 굉장히 못하게 생겼던걸로 기억된다.;;



꼬마 : (땀을 뻘뻘흘리며) 쉬는시간 10분 다끝났는데 시작해야죠.

나 : (움찔) 너 땀닦고오면 그때 시작해주마.;

꼬마 : (손으로 땀을 닦고는) 시작하시죠.

나 : 굉장한 녀석이군.;;

후배 : 그러게요.;;




숨도 못돌린 우리들에게 다가온 땀뻘뻘 흘리던녀석의 얼굴은 엔젠전설에 나오던
나일등의 모습과도 흡사했다.


덩치로보나, 스피드로보나 우리가 꿀릴것은 없어 보였지만 녀석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지 절대 지치지 않았고, 신중하게 골키퍼를 보는 상대편과는 달리
우리편 골키퍼는 입에 담배를 물고 게임에 응하고 있었다;;


나 : 씨발놈아 패스! 패스패스!!

후배 : 저 씨발놈 아닌데요;;

나 : 뒤진다.너! 센터링~ 센터링~!!



후배놈은 미끄러지듯 공을 센터링했고, 날라오는 공이 무서웠던 나는 두눈을
꾸욱감고 머리를 들이 덴다는게 면상에 맞고, 공은 불규칙파운드로 인해
상대편 골키퍼가 예상치못한 곳으로 떨어지며 전반전의 불명예를 씻고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꺄핫;;


후배 : 형 대단했어요. 골키퍼도 예상치 못한 면상슛;;

나 : 하.하.하. 축구에 대해 뭔가 아는놈이군;;

골키퍼 : 저 아저씨 완전 후루꾸야. 어떻게 공이 얼굴에 맞고 일루 꺽여서
들어 올수가 있는거야. 말도안돼;

나 : 허허..녀석들아. 너희들이 아직 나이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이건
축구선수들도 잘 못쓰는 비장의 무기란다;;

꼬마들 : 쳇-_-;



원점으로 돌린 축구경기로 인해 우리편은 활기를 되찾았고, 여전히 골키퍼놈를
보는 후배놈은 땅바닥에 기어 다니는 개미를 죽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어보였다.



나 : 야이 씨발놈아 똑바로 안할래!?


골키퍼 : 어우~형! 저두 똑바로 할려고 하는데 너무 작아서 잘 안찔려요.
이 개미새끼들 생각보다 죽이기 힘드네요;

나 : 저...저새끼가;;



상대편은 4명모두 침착하고 단결력있게 축구에 응하고 있는반면 우리편 골키퍼는
개미를 죽이고 있었다;;


결국 슛도 몇번 쏴보지 못한채 초등학교 꼬마들과 1대1 동점을 기록한채 승부는
막을 내려야했다.


꼬마들도 그제서야 지쳤는지 헥헥 거리며 운동장에 철퍼덕 주저않았고 나와
후배놈도 운동장에 그대로 누워버렸지만...


골키퍼를 봤던 녀석은 그때까지도 개미를 죽이고 있었다;;


연약한 개미를 죽이며 삶의 희망을 찾던 멍청한 후배놈을 보며 문득 철없던
어린시절이 생각났다.


그당시 나는 11살의 엣띤 소년이었고 앞집 꼬마는 9살의 코흘리개 놈이었었다.


집앞에 외로이 앉아 산도를 먹으며 멍하니 있는데 9살 꼬마놈이 내앞에 다가와
서는 나를 멍청하게 바라보며 " 산도~ 산도...나두 산도~ " 라며 짜증나게
굴었다.


왜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당시 난 산도를 두개로 나눠 그안에 개미를 넣어
놈에게줬고 9살난 꼬마놈은 산도를 꾸역꾸역 먹었다.-_-;


정말 맛있게 먹는 놈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구역질이 나던지 차마 내손에 들려
있던 산도를 먹을수는 없었다;;



...그때의 개미를 먹던 그 꼬마놈은 그게 한이되어서...


...저렇게 개미를 죽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_-;


───────────────────────────────────
축구시합과 개미 (끝) 「LI 에이스군 LT 에이스」




* 너무 오랫만이죠? 죄송합니다.T.T 앞으로는 글 자주 남길께요.


* 제방에도 자주 놀러오시구요, 이제는 답변도 잘남겨 드릴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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