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오리◀ 그녀의깊은그곳(04) (21725/37839)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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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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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오리◀ 그녀의깊은그곳(04) (21725/37839)

AVTOONMOA 0 10,053
< 그녀의 깊은 그 곳 (4) >

- 제 1 부 "야옹이와 신부" -


<9>

잠시 후, 야옹이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여..?"

"나, 병현이.."

"응.."

서로 간에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난 아무 말이나 해야겠다고 느꼈기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 키 168cm이지?"

"어. 기억하고 있네? 넌 키가 몇이야?"

"한.. 175cm 정도?"

"근데 너 혹시.. 내가 고양이처럼 생긴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니."

나는 속으로 그녀를 고양이처럼 눈이 큰 이쁜 여자일꺼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나도 모르게 대답이 반대로 나온 것이었다.

"나를 너무 미화시켜 상상하지마. 너, 내가 쓰는 아이디 프로필에 있는
우리 언니 이미지 사진 본 적 있지?"

"응.."

"우리 언니는 고양이를 닮았다해도 나는 아니야.. 절대 아니야.."

"......"

"내 모습이 궁금해?"

"응."

"왜 궁금한데?"

"그냥.."

이때 나는 내 자신이 비판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지금 그녀의 외모만을
보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넌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좋아할 자신있어?"

나는 그녀의 물음에 잠시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여지껏 나는 왜 사람들의
거죽만을 봐 왔을까? 나는 결코 짧지만은 않은 시간동안 내 자신을 한 번
돌아봤다. 그런 후, 나는 그녀의 내면을 향해 대답하였다.

"응.."

또 다시 침묵이 서로 간에 맴돌았다. 한참 뒤에 야옹이가 입을 열었다.

"오늘 너 그 여자 만나러 갈꺼야?"

그녀의 물음에 나는 야옹이를 택할것인가 아니면 싸이버깔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난해한 갈등에 놓이게 되었다.

"일단 만나기로 약속했으니 나가봐야지.."

정녕 나는 야옹이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그 여자 만나러 나가지마라.. 나랑 전화하자, 응? 응?"

평소 차분했던 그녀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애교스런 목소리로 바뀌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내게 부탁했다.

"나랑 놀자, 응?"

"......"

나는 섣불리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야옹이와 싸이버깔.. 이 둘중에 누구를
택해야 할지 심한 갈등이 일어났다. 지금 나는 비열하게도 기회비용이나 따지고
있다니...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결국 나는 최선의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예린아..?"

"응..?"

"넌 나 좋아해..?"

"......"

갑작스런 그녀의 침묵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녀가 입을 열었다.

"병현아.. 그 여자 만나러가.. 나도 이따가 약속있거든.."

그녀의 목소리는 다시 예전처럼 차분하고 고요해졌다.
이때 나는 그녀를 믿고 도박을 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예린아.. 나도 그 여자 안 만날테니깐 너도 그 약속에 나가지마라.
그리고 오늘 우리 단 둘이 만나자."

잠시 후에 그녀가 대답했다.

"아냐.. 그 여자 만나러가.. 그리고 올 때 생선회 사와.. 야옹이는
회를 무지 좋아해.. 할짝.."

그녀의 음성은 여리게 떨리고 있었다.
왜 우리는 서로 빗나가기만 하는 것일까?

"내가 진짜 그 여자에게 가길 원해? 만약 그렇다면 너가 먼저 전화 끊어.."

나는 속으로 그녀가 전화를 끊지 않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그러나...
잠시 후에 내 귓가에 들려오는 것은 전화가 끊겨져 나오는 소리 뿐이었다.
이때 나에게 느껴지는 감정은 '배.. 신.. 감..' 그 이상이었다.

나는 다시 통신을 하기 위해 접속을 하였다. 그리고 내 프로필을 볼 야옹이를
생각하며 프로필을 변경하였다.

PF 자키자키

[ 1+1≠1
PIANOMAN은 죽었다..
나는 이제 더이상 PIANOMAN이 아니다.. ]

일 더하기 일은 일이 아니었다. 일과 일은 서로 사랑을 하여 하나가 되어야
했지만 나와 야옹이는 하나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10>

전철은 또 다른 인연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윤인영.. 싸이버깔인 그녀와 만날 시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잠시 후, 목적지인 `혜화역'에 도착하였다. 나는 시계를 봤다. 4시 20분..
약속시간보다 20분이나 늦은 상태였다. 이에 나는 급히 4번출구로 뛰어갔다.
밖에는 언제부터인지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도
거리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찾기위해 주변을 살펴보았다.

'어딨지? 빨간색 가방을 메고 온뎄는데..'

나는 출구 주위를 계속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내 눈은 어느 한 쪽을 주시하게 되었다. 바로 내 앞쪽에 빨간 가방을
메고 빨간 우산을 쓰고 있는, 어느 한 여자가 내 눈에 띈 것이었다.
나는 가만히 그녀를 살펴보았다. 어깨 넘어로 내려온 긴 머리하며 성숙한 얼굴이
18세 그 이상으로 보였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걸어 볼까 말까 망설였다.
그러다가 나는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생각하에, 그녀에게 말을 걸어 보기로
결정하였다.

"혹시.. 인영이 맞아요?"

그러자 그녀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서야 비로소 얼굴도 모르고 사귀었던 그녀를 직접 만나게 된것이었다.

"아~! 맞구나. 많이 기다렸어?"

"아니. 나도 방금 왔어."

우산이 없던 나는 그녀와 한 우산을 쓰게 되었다. 다행히도 그녀는 나를 보고
실망하지 않은 듯 하였다.
나는 살며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는 내가 생각하던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꽤 호감이 갔다.

"너 생각보단 이쁜 편이다?"

"하핫! 그럼 오빤 날 어떻게 생각했었는데?"

"글쎄..잘 기억이 안난다. 하하!"

"뭐야.. 치.. 근데 우리 어디가, 오빠?"

"술마시러 가자."

"그래~!"

그녀와 나는 술집으로 향하였다. 어느 순간 그녀는 나에게 팔짱을 끼고 있었다.
나는 이러한 그녀의 행동에 내심 두근거릴 수 밖에 없었다.
어느새 우리 둘은 어느 한 호프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와 그녀는 구석진
자리의 테이블로 간 후, 서로 마주보고 앉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주문을 하였다.

"인영아, 너 술 잘 마셔?"

"아니.."

"그러면서 막상 술 마실땐 소주 두 세병씩 들이키는거 아냐?"

"아니야~! 오빠도 참.."

"근데 왜 이렇게 흥분해? 좀 수상한데 이거?"

"헤헤.. 실은 조금은 마셔."

그녀와 내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도중에 술과 안주가 나왔다. 이어서 우리는
서로의 잔에 술을 채워준 후, 우리의 첫 만남을 기념하며 첫 잔을 부딪쳤다.
술잔이 오고 가면서 우리 둘은 더욱더 친근해졌다. 나와 그녀는 세상의
어느 한 부분을 비판하기도 하며, 서로의 사적인 얘기도 나눴다. 참 즐거웠다.
서로 실망하지 않은 번개팅은, 곧 우리 둘을 행복한 시간속으로 이끌고 갔다.

어느새 술병은 다 비워졌다.

"이제 나가볼까?"

"응."

호프집에서 나온 우리 둘은 거리를 걸으며 어디를 갈까 궁리하였다.
그러다가 가게 된 곳은 비디오방이었다.



( 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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