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오리◀ 그녀의깊은그곳(12) (21737/37839)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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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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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오리◀ 그녀의깊은그곳(12) (21737/37839)

AVTOONMOA 0 9,070
< 그녀의 깊은 그 곳 (12) >

- 제 1 부 "야옹이와 신부" -




그런데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점점 절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설마 야옹이는 아니겠지?'

곧 그녀는 내게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라고 손가락을 까닥 거렸다.
나는 설마하는 마음에 그녀에게 다가간 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 너가 예린이?"

그러자 그녀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헉!'

나는 내심 당황하며 실망의 기색을 숨기지 못하였다. 이럴 수가..!!
나는 애써 강제로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하였다.

"반갑다. 일단 나가자."

나는 그녀를 역밖으로 인도하며 은근 슬쩍 그녀를 바라 보았다.
결코 날씬하지 않은 몸매, 결코 이쁘지 않은 얼굴.. 아무리 이쁜 곳을
찾아 볼라고 해도 어느 곳 하나 찾을 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최악의 극치였다.
나는 그녀를 데리고 유흥가쪽으로 길을 걸었다. 그러자 그녀가 내게
질문하였다.

"너희 집이 이런 유흥가쪽에 있어?"

"하핫.. 아니. 집에 무슨 사정이 생겨가지고."

"무슨 사정?"

"그, 그건... 아! 부모님이 여행을 취소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다고 해서.."

나는 어설픈 거짓말을 하며 내심 한숨을 쉬었다.

"병현아, 그럼 어디가?"

"너 아직 밥 안 먹었지? 내가 밥사줄게. 가자."

나는 그녀를 이끌어 주위에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나와 그녀는
창가쪽에 자리 잡은 후, 서로 마주 보고 앉았다. 나는 자리에 앉자
마자 담배를 빼어 물었다.

"병현아, 너 혹시 나보고 실망했어?"

"아, 아니.. 넌?"

"넌.. 바람둥이 같이 생겼어."

"뭐!?"

폭탄의 극치인 그녀에게 바람둥이라는 말을 들으니 은근 슬쩍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난 그녀에게 메뉴판을 건네며 말했다.

"뭐 먹을래?"

"음.. 난 돈까스."

"그래. 나도 너랑 같은 거 먹을래."

곧 나는 음식을 주문 시켰다. 나는 담배를 연거푸 피며, 그녀를 바라 봤다.
예린이는 어떻게 이미지 사진에서 보았던 예린이의 누나의 모습과 이렇게
딴 판 일 수가 있을까? 난 적어도 예린이가 자신의 누나와 조금이라도
닮았을 줄 알았는데.. 그녀는 이쁘고 젊은 고양이가 아닌, 못생기고 살이
디룩디룩 찐 늙은 고양이 같았다.
어느새 나와 그녀앞에 음식이 놓이게 되었다.

"병현아, 잘 먹을게."

"으응.. 맛있게 먹어."

나는 돈까스를 8등분 한 후, 그중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다행스럽게도
음식은 맛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애교스런 목소리로 내게 말하였다.

"내 것도 잘라줘."

전화상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땐 무지 귀엽고 좋았었는데, 막상
그녀의 외모를 본 후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니 역겹기까지 하였다.

"응. 알았어."

하는 수 없이 나는 그녀의 돈까스를 잘라 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퍽
즐거워 하며 맛있는냥 돈까스를 먹었다. 나는 음식을 먹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이내 나는 내 자신이 사악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야옹이를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그녀를 그리고 좋아하고 사랑하였는가. 곧 내 자신한테 부끄러운 마음이
솟구쳤다. 하지만 그녀가 내 마음에 안 드는 건 엄연한 사실이었다.
야옹이가 조금만 더 이뻤더라면 좋았을텐데.. 나는 절로 한숨을 쉬게 됐다.

나와 그녀는 식사를 마친 후, 나의 거짓 핑계로 인해 곧장 헤어졌다.
나는 집을 향해 힘없이 발길을 내딛으며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 봤다.

'하늘이시여, 왜 제게 이런 경우를 내리시나이까?'

하늘은 내게 아무 말도 해 주지 않았다. 귀머거리 하늘 같으니라고!!



<29>

다음날...
나는 PC통신 접속 중, 야옹이를 만나게 되었다. 예전같이 반가운 마음은
커녕 오히려 경계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fiancee (야옹이) 안녕? ^^

자키자키 (PIANOMAN) 안녕..?

fiancee (야옹이) 어제 즐거웠어..

자키자키 (PIANOMAN) 으응.. 다행이다.

나는 단 일분 일초라도 그녀와의 대화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fiancee (야옹이) 병현아..?

자키자키 (PIANOMAN) 응?

fiancee (야옹이) 너 솔직히 나 보고 실망했지..?

이때 난 솔직히 '응'이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녀에게
너무나도 미안하였다.

자키자키 (PIANOMAN) 아니..

fiancee (야옹이) 거짓말 하지마!

자키자키 (PIANOMAN) ......

fiancee (야옹이) 솔직히 말해줘. 너 진짜 나보고 실망 안 했어..?

자키자키 (PIANOMAN) 으응.

fiancee (야옹이) 그럼 너 나하고 사귈래?

헉!! 그 순간 나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자키자키 (PIANOMAN) ......

fiancee (야옹이) .... 왜 말이 없어..?

자키자키 (PIANOMAN) ......

갑자기 그녀와 대화하는 이 자리가 매우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fiancee (야옹이) 널 만나지 말아야 했어.. 그냥 계속 전처럼
숨어 있어야 했는데..

자키자키 (PIANOMAN) ... 미안해...

fiancee (야옹이) 이제 앞으로 널 찾지 않을게.. 아마도 그건 너가
원하는거 겠지..?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지만, 막상 그녀가 그런 말을 하자 내 자신이 점점
숙연해 졌다. 이로서 내가 그녀에게 상처를 주게 된 것이었다. 이런 젠장!

자키자키 (PIANOMAN) ......

fiancee (야옹이) 병현아, 어제 나랑 놀아줘서 고마웠어. 야옹이는
이제 또 다른 주인을 찾을 거야.

자키자키 (PIANOMAN) 미안해..

fiancee (야옹이) 꺄하하하!! 야옹이의 저주가 있기를...

***fiancee(김예지)님이 나가셨습니다.

저주...
그녀가 나가자 무한한 공허감이 찾아 들었다. 아울러 수 많은 허무감이
나를 침울케 만들었다.

그 후...
나는 그녀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다. 나는 그녀를 단 한 번도 찾지
않았고, 그녀 또한 나를 찾지 않았다. 이 모든게 정해진 운명이라면
그대로 다 받아 들일 수 밖에.. 나는 창가에 기대어 조용히 담배를 피며
우울한 가을하늘을 바라 보았다.


( 제 1 부 끝, 제 2 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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