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샤다이] 父子有親 (7544/3759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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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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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샤다이] 父子有親 (7544/37592)

포럼마니아 0 3,965

-父子有親. 아버지와 아들은 친해야 한다 ? 과연, 친해야 한다.


[레스토랑]

사장 : 맨날 실수하는데도 시간당 5,000 원씩주고,
점심·저녁 먹여주고, 월급날 옷도 사주고,
거기다 일 마치면 집까지 데려다주는데도 그만두겠단건가 ?
형 : 예... -_-
사장 :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형 : 아닙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꾸뻑~
사장 : 도대체 왜 그만 두겠다는건가 ?
형 : 죄송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사장 : 죄송하다고 ? 감사했다고 ? 박군은 할 말이 그게단가 ?
형 : 예... -_-
사장 : 다시 일해 !
형 : 그럴순없습니다.
사장 : 다시 일하란 말이야 !!
형 : (단호히) 절대 그럴수 없습니다.
사장 : 이런 배은망덕한 녀석을 봤나. 다시 일하란 말이야 !!
형 : 아빠, 저 오늘 저녁부터 과외나가야해요 -_-;
사장 : 이녀석, 아르바이트할땐 아빠라고 부르지 말랬잖아 -_-;;;

"형, 아빠~ 엄마가 저녁먹으러 오래."

형 : 사모님께서 식사하러오시랍니다 -_-;
아빠 : 됐다 녀석아. 이젠 직원도 아니면서 -_-
샤다이: 엄마가 장난 끝나려면 아직 멀었냐고 묻는데 ? 뭐라고 대답해 ?
형아빠: -_-;;;;;;;;;;;;

그저께 아버지가 일본에서 귀국하셨다.
KFC 할아버지를 닮은 아버지.
여름에 못챙긴 휴가란다. 군대간 이후 얼마만에 뵙는건가 ?
휴가 때도 못뵈고, 바빠서 면회도 못오시고
외박 때 잠시 뵌거 빼면 1 년 8 개월쯤 됐나 ? 살이 쪽빠지신 아버지
덕분에 온 가족이 신사 동의 엄마 가게로 모였다.
한주내내 작업실에서만 사는 형도, 우연찮게 휴가 나온 나도.
오랜만에 4 식구가 둘러앉은 테이블. 제일 좋아하시는 분은 역시 엄마.

엄마 : 당신 내일 저녁에 별일 없으면 계모임 함께 안가실래요 ?
아버지: 계모임 ?
엄마 : 예.
아버지: 거긴 왜 ?
엄마 : 당신 얘기를 많이 해 놨거든요 ^^
아버지: 난 그런데 안가. 그리고 앞으로 당신도 가지마.
엄마 : 왜..요 -_-?
아버지: 우리는 개가 아니잖아. 개모임에 우리가 왜 가야돼 ? 인간인데

하하... -_-;;;
그래, 이게 바로 아빠의 주특기였지.
오랜만이라... 정말로 오랜만의 해후라 잠시 정적만 흐르다가 웃어 넘겼다.

엄마 : 아참, 당신 오전에 친구들 약속 1 시간이나 늦었다면서요 ?
아버지: (뜨끔) 아.. 그거 -_-
엄마 : 오랜만의 약속을 늦으면 어떻해요. 아까 전화가 얼마나 많이 왔었는데
아버지: 그건 어제 당신이 어디 나가서 신문보지 말라고 그래서 그랬지.
엄마 : 그게 무슨 소리예요 -_-?
아버지: 당신이 신문은 집에서 읽으라며.
엄마 : 휘청~ -_-;;; 그건 그뜻이 아니잖아요 !!
형 : 오늘 만난 친구 분은 누구예요 ?
아버지: 작년 구정 때 집에 와서 며칠 머물던 아저씨 있지 ? 그 양반이야.
형 : (인상찌푸리며) 으으, 왼손에 뱀문신있던 아저씨 ?
엄마 : 전 그 사람 싫어요. 인상이 너무 안좋아
아버지: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마. 그 양반 얼마나 착한데~
엄마 : 착하다구요 ?
아버지: 그래, 착하지 않으면 어떻게 사회봉사를 400 시간이나 했겠어 ?
엄마 : 400 시간이요 -_-?
샤다이: 그건 착한게 아니라 범죄자 아니예요 -_-?
형 : 맞아... 그건 범죄자야, 사고친 사람들.. -_-;

식탁 위로 다시 한번 정적이 끼얹어졌다.
하하.. 아빤 말표현을 해도 참.. -_-;;

아버지: 그간 잘들 지냈냐 ?
샤다이: 전 동해로 발령났고, 형은 요새 연애하느라 바쁘데요~
아버지: 넌 금녀하고 공부한다더니 또 시작이냐 ?
샤다이: 거기다가 이 인간 양다리도 걸친데~
엄마 : 어머머, 형한테 이인간이 뭐야 ? 그리고 정준인 그럼 못써.
형 : 제가 무슨 양다리를 걸쳐요, 전 그딴 짓 안해요
엄마 : 그래, 그러면 안돼 나이도 어린데
아버지: 하긴, 정준이 같은 ?다린 양다리 걸치기 힘들지. 나라면 모를까. 으쓱~
샤다이: 와화하하하~ (^O^) ==> 여기서 난 미칠뻔했다
아버지: 큰 아들을 믿어줍시다. 정준이의 다리길이를 신뢰해주는거야. 히죽~
형 : 아.. 뭐예요 ? 나 길어요 -_-;;
아버지: (큰 목소리로) 그래서 양다리 걸치겠다는거냐 -_-+
형 : 그건 아니구.. -_-
아버지: (더 큰 목소리) 그럼 ?다리 맞잖아 !! 앙 !?
형 : 아.아부지 -_-;;

길다고도 짧다고도 말못하는 형의 황당해하는 모습. 아니 당황하는 모습.
후후.. 오랜만이라도 변함없으신 아버지.
한참웃다가 아버지가 가져오신 도자기 화분이 문뜩 눈에 띄였다.

샤다이: 아빠 저건 뭐야 ? 선물이예요 ?
아버지: 아아, 저거 ? 저건.............. 친구놈의 재다.

그리고 아버진 창문너머의 먼곳을 바라보셨다.
갑자기 밀려드는 무거운 공기, 그리고 왠지 쓸쓸하고 서글픈 뒷모습.
잠깐... 재라구 -_-?
다가가서 보니 둥그런 도자기 안에 휜 재가 가득.
아차, 그렇다면 저 재의 정체는... !!
문득 얼마전에 친구분이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그렇다면 저 재가 바로... 젠장, 이런 실수를 하다니... -_-

샤다이: 아빠 미안..
아버지: 괜찮다.
샤다이: 아니예요, 제가 경솔했어요. 죄송해요.
아버지: 죄송하긴, 친구가 하도 게을러서 쌓인건데.
샤다이: 게으르다뇨.. 그게 뭔소리예요 -_-?
아버지: 저거 아까 그 문신한 친구 재떨인데, 그 양반이 게을러서 재가 쌓인거야

경직 -_-;;;;;;
뭐야 이거 -_-?
아빤 똑같은 얘길해도 말표현이 달라서 황당할 때가 많다.
느낄수있다시피 형은 아빠의 영향을 받았고 난 엄마의 영향을 받았다.
무뚝뚝하면서도 과감하고, 썰렁하신 아버지와의 저녁식사.
아버진 그 사이 9 kg 나 줄었다고 투덜거리며 살좀쪄야겠다고 하셨다.

형 : 아버진 체중 제일 적게 나갔을 때가 몇키로였어요 ? 지금 딱 보기 좋은데
아버지: 2.8 kg... 정도
형 : 2.8 kg ? 그게.. 무슨 말이예요 -_-?
아버지: 너희들도 태어날 때 이만큼씩 안나갔냐. 2.8 kg 씩 ?
형 : 아니 그런... -_-;;

형이 계속 어이없어하며 날 쳐다본다. 역시 대단한 아버지.
형정도의 말빨을 꼼짝도 못하게 하다니.

아버지: 너희들 도토리 묵은 안먹냐 ?
형 : 별로.. 전 참치 샐러드나 마카로니 같은 게 더 좋아요.
아버지: 후후, 너희들 먼저 묵에 얽힌 유명한 소설부터 읽어봐야겠구나.
형 : 묵에 얽힌 소설이요 ? 그게 뭔데요 ?
아버지: 묵이여, 잘 있거라. 파하하~
샤다이: -_-;;;; (형.. 어떻게 된거야 -_-?)
형 : 아빤 정말 종잡을 수가 없어.
아버지: 종이 꽤 큰 가부지 ?
형 : -_-;;; 헤헤, 오늘 아버지 도가 지나친데요~
샤다이: 그럼 개나 걸인가 ? 아니면 윷이나 모 ?
아버지: 지금 도개걸윷모 말하는 거냐 ?
샤다이: 오오올~ 아빠 이거 이해돼요 ?
아버지: 당연하지, 이해된지가 벌써 세 달이 지났는데.
샤다이: (잠시 혼란) 뭔얘기예요 -_-? 이해된지 세 달이 지났다니 -_-?
아버지: 99 년이 된지 3 달 지났다구. 이해됐잖아 ! 벌써 1999 년 4 월인데.
샤다이: 쿵쾅쾅쾅쾅~ -_-;;;;;;;;;;;
아버지: 정준아, 니동생 돌대가리냐, 안돌대가리냐 ? 왜저러래 ?
형 : 젠 유치원 야간 나와서 저래요.
샤다이: 내가 무슨 야간유치원을 나와 ? 그리구 밤에가는 유치원이 어딧어 !!

그렇게 조용한 엄마 앞에서 썰렁한 얘기를 경쟁적으로 주고 받는데
엄마가 아빠의 머그컵을 뺏어들고 주방으로 갔다.
그리고 컵을 젠자렌지에 넣고 돌렸다.

"윙~~ "

아버지: (잠시후 쫓아가서) 당신 지금 뭐하는거요 -_-?
엄마 : 차가운 커피는 맛이 없다구요, 향도 없고. 그래서 렌지에 넣죠
아버지: 어이쿠... 이런 -_-
엄마 : 왜요 ?
아버지: 그거 콜란데.
엄마 : 휘청~ -_-;;;;

렌지에서 재빨리 꺼냈지만 이미 데워진 콜라에선 김이 모락모락~
아빤 큰소리로 화를 내셨지만 승부는 이미 결정나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안먹을 콜라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김빠진 콜라라서 커피처럼 보였나 ?
엄마 : 어머나, 이를어째요 (안절부절)

(형: 뭔얘기 하는거야 -_-? / 샤다이: 콜라에 김이 빠졌데~ / 형: 무슨 김 -_-?)

아버지: 나 커피 못하는거 몰라 ? 커피는 한약같아서 싫다고 했잖아.
엄마 : 그럼 코코아 드실래요 ?

(반대편 테이블에선 형과 내가 포크들고 칼싸움. 얍얍~ )

아버지: 당신은 맛있게 마시던 콜라재끼고 갑자기 딴음료 생각이 날 것 같아 ?
엄마 : 죄송해요.. 그럼, 다시 콜라로 -_-?
아버지: 당장 코코아를 달란말이야. 당장~ !!
엄마 : 이 양반이 진짜루.. -_-+

엄마의 손이 아빠의 팔을 꼬집는 액션. 굉장히 화난 엄마의 목소리.
하지만 입가엔 보조개가 피고.. 흠흠~ 신기하여라.
아버진 나처럼 커피를 못하신다. 술·담배도 못하시고.
대신 나처럼 단음식을 좋아하신다.
그리고 늘 엄마의 법칙을 따른다.

아버지: (형 컵을 흘겨보며) 유자차 맛있냐 ?
형 : 끄덕끄덕~
아버지: 쓰지 않어 ?
형 : 달아요.
아버지: 그럼 바꿔 마시자 ^^
형 : 헤... 싫은데요 (도리도리~)

"퍽 ★☆"
"윽. 으악~"

아버지: (유자차 마시며) 그간 집안에 별일 없었어 ?
엄마 : 요즘 도둑고양이 때문에 골치아파요.
아침마다 신문에 오줌누고 가끔씩 변도 보고...
형 : (뜨거운 콜라 마시며 말없이 창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샤다이: 도둑고양이라구 ? (형이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버지: 도둑고양이는 잡아서 엄하게 혼내줘야해. 그래야 다시는 안그런다구.

아버진 일본에서 있었던 도둑 고양이 얘기를 해주셨다.
함께 동업하는 일본인에게 들은 얘긴데
고양이들이 밤마다 쓰레기통을 헤집어서
어느날 우두머리를 붙잡아 흠씬 두들겨 팬후
하루종일 매달아 놨다가 돌려보냈더니
다시는 고양이 때들이 오지 않았다는 얘기.

형 : 근데 도둑고양이는 어떻게 잡지 ?
샤다이: 도둑고양이도 다 잡는 방법이 있어.
형 : 어떻게 -_-?
샤다이: 자아~ 잘 생각해봐.. 도둑 고양이잖아 ?
형 : 응.
샤다이: 그러니까 경찰고양이에게 잡아달라고 부탁하면돼. 아니면 형사고양이에게
그리고 기왕이면 도둑고양이 뿐만 아니라 강도 고양이도 함께 잡아버려.
이 기회에 완전히 소탕해 버리는거야. 내 생각 어때 (^O^)?

우선 직빵으로 한 대 맞았다.
그리고 아버지와 형이 함께 날 깟다 -_-;;
이처럼 실현가능성없고, 씨잘데없는 얘기를 하면
가족들 손에 살해당할 수도 있다.
못 믿겠으면 한번 따라 해보세요... -_-;
율무 차도 뺏겼다 --;

형 : (율무차 마시며) 함께 동업하는 일본인은 어떤 타입이예요 ?
샤다이: (뜨거운 콜라 마시며 말없이 창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아버지: 시부시와 씨 말이구나.
형 : 시부시와 씨요 ?
아버지: 그 사람 어떤 타입인가하면.. 키가 크고...
음... 그리고 너희들 혹시 양들의 침묵의 살인마 아니 ?
형 : 안소니 홉킨스요 ?
아버지: 또 나이트메어의 화상입은 살인마는 ?
형 : 으... 프레디 ?
아버지: 잘아는구나. 히죽~
형 : 그 아저씨가 그렇게 무서운 타입이예요 ?
아버지: 아니, 그 양반 나처럼 공포영화라면 사족못하는 영화광이야.

하아.. 하아.. -_-;;;;;;;
다시 한번 소동이 일어났다.
형과 내가 지진난 것처럼 휘청거리다가 뜨아 를 외치고 난리쳐서
아니 그런 상관없는 얘기를 도대체 왜... 왜 -_-???
정말로 아버지의 사고방식은 특이하시다.

샤다이: 시부시와라는 사람 키커요 ?
아버지: 응, 아주 커.
샤다이: 얼마나 ?
아버지: 정준이 보다 머리 하나 더 있지.. 아마
형 : 우와~ 그럼 머리가 두개야 ? 그건 키가 큰게 아니라 븅신이네~ 기형아~

이번엔 내가 아버지와 함께 형을 깟다.
광고했다시피 이런 씨잘데없는 거 따라하면 가족 손에 살해 당할 수 있다.
못믿겠으면 계속 따라해봐~

형 : 엔고 때문에 사업하는데 힘들지 않아요 ? 특히 아빠분야는.
아버지: 다 불황은 아니다. 이론적으로도 그럴순 없지. 아빤 괜찮아 ^^
형 : 어.. 아빠 사업 타격 장난아니라던데.. 신문에서 봤어요.
샤다이: 그럼 똥묻은 신문 본거네. 와화하하~ ^O^
아버지: 넌 신문을 다 믿니 ?
형 : 그럼요, 언론이잖아요~ (닭쳐, 야간 유치원)
아버지: 신문엔 오늘의 내 운세도 났더라
형 : -_-;;; 그런거 말고, 일반적으로 맞는 부분이 더 많잖아요.
아버지: 내 고장난 손목시계도 하루에 두 번씩은 맞는다.
형 : 아부지 제발... -_-;
아버지: 큰 인물 되려거든 신문을 너무 믿지마라. 젊은 것이.

아빤 언론매체를 신뢰하지 않으신다.
보이지 않는 권력자들이 만든 어른용 세뇌학습지라고 늘...
후후..

20 개월 만에 모인 4 식구의 저녁 테이블은 무척이나 해피하고 해피한 풍경이였다.
예쁘고 조용한 엄마를 앞에두고
경쟁적으로 썰렁한 얘기를하는 삼부자의 모습과 그들의 집념.. 그리고 엄마의 웃음.
가족들이 들려준 훈훈한 주변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군생활 내내 품었던 차갑고 지칠 대로 지친 마음속 갑옷들을 벗어 던지게 했다.
더불어 아픈 기억도, 인간관계에서 익한 쓴 뿌리들도 웃음 속에 사라져 갔다.

몇 년의 세월 동안 내가 배워 온 한가지 중요한 사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결코 헤어질 수 없다는 것.
이 사실을 증명하듯
거짓 없는 가족의 눈빛들이, 말없이 서로를 믿는 마음들이,
내 머리 속의 구멍들을 잠식해 간다. 잠식해 간다..


[집에 와서]

"아참, 요코하마에서 니들 선물사왔다."

단팥을 바른 경단세트와 금반지 두개를 나눠주셨다.

샤다이: 오오옷- 금반지 !! 열라 멋지다~ 정말 우리 거예요 ?
아버지: 오냐..

심플하면서도 얇은 금반지.
반지엔 칼과 力 자가 음각으로 세겨져 있다.
아버지에게 반지 선물 받아보긴 처음이다.
게다가 금/반/지
형은 반지위로 침을 흘렸다.

형 : 워러러..러....
샤다이: (반지를 뺏으며) 아씨, 드럽게시리... -_-
아버지: 뭐하니 -_-?
샤다이: 아.아니예요 ^^;;
형 : 우와, 이거 열라 비싸겠다. 너무 비싼거 산거 아니예요 ?
샤다이: 아빠 고마워 ^^
아버지: 둘다 나라 국방의 의무를 해서 전투적인걸로 골랐다.

아버진 내가 군인인걸 대견해 하신다. 물론 형이 군인이였을 때도 그러셨고.
아빤 군대에 대해 많은 미련이 있다. 이유는 군대를 안가셨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안가신게 아니라 못가셨다.
어디가 아파서, 혹은 신체적 결함이 있어서가 아닌 다른 사유로.
(형과 난 이 사실을 오랬동안 몰랐다)
한 때는 빽이 좋아서 안갔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알고보니 정반대였다. 너무나 황당한 사유.
그건... 할아버지가 빨갱이였다는 것.
대학생이 된다음 알게된 진실중에 하나다.
샤다이 할아버지는 빨갱이다.
그것도 그냥 빨갱이가 아닌 수뇌급 빨갱이.
국가 사업에 깊이 관련되었다는 이유로 그리고 현직 서울대 교수였다는 이유로.
덕분에 우리 집안은 정부에 찍힌 집안이 됐고, 완전히 초토화가 됐다.
조선시대로 치자면 삼족을 멸할 역적집안정도
아버진 학생 때까지 모르셨단다. 할머니께서 아무런 말씀도 안하셔서.
하지만 대입 후 여러 곳을 끌려다니면서 아시게 됐단다.
아버진 그렇게 젊은이로 당연히 누려야 할 꿈도 없이, 자유도 없이
국가로부터 감시받으며, 제한받은 20 대를 사셨다.
취직은 당연히 될리가 없고,
그래서 전공과 상관없는, 되지도 않는 사업을 고집하신 걸까 ?

이상은 형과 내가 20 살 넘어서 알게 된 이야기.
서울예대 입학후 엄마가 말씀해준 호흡긴 진실. 분위기...
어릴적부터 이해할수 없었던 아빠의 외진 모습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려서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몰랐던 때의 기억들 그리고 느낌.
가슴이 오그라 드는 것 같았다. 아버지의 삶에 대해서도 조금 이해가 됐고.
어째든 고마운 반지.

형 : 반지.... 고맙긴 한데요, 담엔 금반지보다 카세트 같은 걸로 사주세요.
아버지: 카세트는 왜 ?
형 : 카세트가 휠씬 실제적이잖아요 ^^
아버지: 너 혹시 가짜 카세트 있다는 말 들어봤냐 ?

아니.. 가짜 카세트.. 라니 -_-?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지 ?

형 : 무슨 얘기예요 ? 가짜 카세트라니 -_-?
아버지: 그러니까 가짜 금반지는 있어도 가짜 카세트 있다는 말 들어봤냔 말이다.
형 : 이반지 가짜예요 -_-?
샤다이: 에에~ 설마, 이렇게 반짝이는데~ (형은 아까 워러러~ 도 했잖아)
아버지: 아니다, 그거 가짜다. 때가 어느땐데 진짜 금을 함부로사. 그럼 매국노지

와장창 쨍그랑- ★☆★

형 : 하아.. 하아.. -_-;;;; (오늘 도대체 몇번째야 ?)
샤다이: 하늘이여... -_-;;;;;

형과 내 이마에 커다란 땀방울이 맺혔다.
24k 나 18k 도 아니고 가짜 금반지 -_-;;
그럼 이거 철이나 동, 알루미늄 합금같은건가 ?
요새 초등학생들이 짝꿍들끼리 끼고 다니는 ?
혹시 부모님에게 가짜 금반지 선물 받아본 적 있는 사람 -_-?
그것도 20 살 넘어서.
진짜루 너무하다. 친아빠 맞어 ? 차라리 은반지를 사다주지.
왠지 경단도 먹다 남은 것 싸오신 것 같았다. 포장도 다 뜻겨져 있었고

아버지: 이 밤에 어딜가니 ? 경단 안먹어 ?
형 : 과외나가요, 돈벌어서 쌀사야죠. IMF 에 우리가족 안굶도록 ^^
샤다이: 우끼네, 돈타면 맨날 지 옷이나 사면서
형 : 퍽~★ (씹색..) 하하.. IMF 시대에 대견하죠 ?
아버지: 정준아..
형 : 예
아버지: 개미도 겨울엔 일안한다.
형 : 예 -_-? 갑자기 뭔 소리... ?
아버지: 일하러 가지말라구.
형 : -_-;;;;;;; 저 과외가야해요
아버지: 이녀석아, 개미도 겨울엔 일안한다니깐. 같이 경단먹자
형 : 저 지금 과외 나가야한단말이예요

잠시후 형이 현관문을 나가려는데 아빠가 부엌에서 외쳤다.

아버지: 정준아, 당분간 일하러 안나가도 되겠다.
형 : 어... 왜요 -_-?
아버지: 쌀통보니까 쌀이 가득해. 일안해도 괜찮아. 과외 나가지마라.
형 : 쿵~ -_-;;;;;;;;;
아버지: 어여 올라와, 쌀많어~ 당분간 과외 나가지마라. 쌀이 매우 많어~
형 : 아.아부지 이제 그만... T_T
샤다이: (형, 아빠한테 못이겨 -_-?)
형 : (몰라 새꺄.. -_-)

아버진 계속 나가지 말라고 외치며 형을 ?아가셨다.
나도 쌀있으니 일하러가지 말라고 장난치며 따라갔고
(형, 일하러가지마. 쌀 열라리 많데~ ^O^)
그렇게 따라가다가... 따라 걷다가 아버지의 뒷모습을 봤는데.
문득 형과 같은 리듬으로 걷는걸 발견할 수 있었다.
형의 특이한 팔자걸음과 같은 리듬으로 걷는 아버지의 뒷모습.
형처럼 쾌활하고, 무책임하고, 엉뚱하고, 게다가 걸음걸이도 똑같고.

"정준아, 과외 안가도 괜찮다니깐~~"
"아버지.. 제발 그만 (정호야, 아빠좀 어떻게 해봐봐 -_-;;)"
"섯거라, ?다리 !!"
"우씽, 나 길어요 길어 !! T_T""

가짜반지라고 형과 난 실망하며 점프했지만 사실 그건.. 모두 뻥이였다 ^^;
왜냐면 형과 난 그 반지를 어느 누구에게 받은 선물보다 더 귀하게 간직하거든.
난 휴가나온 것보다 아빠를 만나 것이 더 기쁘다.


* 형이 취직했씀다. S 대기업 연구소에 들어갔죠.
경쟁률이 100 대 1 이 넘었는데도 붙었어요.. 최연소의 나이로.
휴가 때 돈쓰라고 30 만원을 주더군요. 이야, 성공했네~ 라고 빈정댔더니
"실력이야, 븅신새꺄." 하며 점프를 합니다. 아버지께선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계속 청문회를 열어야 겠다고만 하시고. 별일임다. 반짝반짝~ ★★
오랜만의 휴가라 인사도 오랜만이군요. 안부를 전합니다.
이번엔 돈안들고 싸고 재밌게 노는게 목푠데 좋은 아이디어 있는분 -_-?

* 나라 지키느라 수고하는 군바리들에게 위문 편지를 씁시다 -_-;;;


24 살. 샤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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