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28] 여군, 해군, 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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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28] 여군, 해군, 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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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영일기-28] 여군, 해군, 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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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


<96> 여군하사.

' 헉.........저게 말로만 듣던 여군이구나....'

그 여군 3명은 우리의 3기수 선임이었다.

육군종합행정학교(이후 종행교라 지칭)에는 항상 3기수씩 훈련을 받는다.    

그  3 기수는 각각 명예, 솔선, 봉사 라고  이름이 정해져 있었고 우리는 봉사

중대였다.

솔선중대라고 해서 모든일에 솔선해서 모범을 보이고,  봉사중대라고 해서 매일

아침 봉사활동을 하는건 아니다.     단지 이름이 그렇단거지...

그 여군들은 이번에 퇴소를 하게된 우리의 선임인 봉사중대 였던 것이다.

계속 실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자니 여군 3명이 장난스럽게 우리들을 한명 한명

쳐다보면서 지나간다.   -_-+

내 쪽을 지날때 나는 재빨리 눈을 감고 자는척 했다.

후아.......자고 있는척 하기가 왜이리 힘든지....     -ㅡ- z z

  여군들은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했다.

" 아유..이번 애들 참 귀엽네. "

" 호호. 글쎄말야.......자는얼굴이 넘 귀엽다.그지? "

' 윽........저것들이...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쩝'

여군들은 소곤소곤거리며 반대편 문을 통해서 다시 나갔다.  

이유야 어쨌던간에 나는 대단히 흥분했다.          흥분...--;

' 우왓...여군들과 훈련받는다는게 정말이었구나. 앞으론 좀 살맛나겠다...히히 '

암만 힘들어도 견디어 낼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97> 깨스.

  점심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우리들은 기상했다.

애들에게 내가 여군들 본 얘기를 해 주었다.

" 나도 봤어..."

" 나두....."

" 나두......"

" 나도 자는척하고 봤지.."

" 나두...."

" 난 그때 깨어나는바람에 봤지.."

" 나두...."

" 그....그래알았어 그만해...-_-; "

나 말고도 자는척 하고 있었던 애들이 꽤 많았단걸 알수 있었다.

  식사집합 할려고 내무반을 나오니 앞 중대(솔선)에서 선임이 귀뜸을 한다.

" 오..새로온 봉사중대구나.. "  

" 예 "

실제로 선임이라고 해봐야 같은 이등병들이고 짬밥이 한달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헌병들은 기수를 아주 중히 여기기 때문에 한기수라도 차이가

나면 고참이었다.

" 응...근데 니들은 참 꼬였다. 명예, 솔선, 봉사, 세개 중대에서 가장 군기가 쎈  

중대가 어느 중대인지 아니?  한번 알아 맞춰봐.."

" 으음.. 세개 중대요..."

" 빙신..--;  세개는 중대이름이 아니야.."

" 그럼 솔선 중대요..."

" 어렵니?  -_-;  바로 니들 봉사중대야 ...왜 그런고 하니 니들 선임하사인

손환국 하사가 엄청 깨스야. 게다가 니들 내무반장중 1구대  내무반장이 또

무서운 깨스지..   아마 니들 고생좀 할걸..."


▩ 깨스란 무서운 고참이나 간부를 지칭하는 말이다.
  즉 화생방훈련때 가스훈련 받는것처럼 숨도 못쉴정도로 무서운 고참이라는거다
  가끔 '비상' 을 알리는 군대은어이기도 하다.
  즉, 몰래 밤에 TV를 보고 있는데 일직사령이 중대로 다가오면 맨 먼저 본 사병이
  애들에게 신호를 준다.
  " 깨스...깨스...!"  하고 말이다.
  그리고 종행교에는 3개의 중대가 있는데 각중대마다 3개의 내무반이 있다.
  근데 헌병학교서는 소대라고 하지 않고 구대라고 했다.(인원이 많으므로..)
  1구대, 2구대, 3구대 이런식으로....... 난 1구대의 6번 이등병이었다.▦


애들은 선임의 그말을 듣고 벌써부터 겁먹은 표정이다.

" 제기랄.......나는 어딜가도 꼬인다니깐.........."

" 에고...다 팔자려니 하자..."


▩ 헌병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헌병은 폐품이 아니라 한마디로 말하면 '군인경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군인만 상대하는 경찰이다.
  하는일은 각 초소나 버스에서 검문검색을 하고, 순찰을 다니면서 군기,기강을
  잡고, 탈영범을 잡으러 다니기도 하고, 여러 가지 행사에도 가서 초병을 서기도
  한다.

  가끔 헌병이 각 군부대 입구 위병소에서 근무하기도 하지만 그런 군인은 대부분
  헌병이 아닌 위병이다.
  헌병이 경찰이라면 위병은 경비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최전방에 헌병이 씌여진 옷을 입고 혹은 민정경찰이라고 씌여진 군복을
  입고 근무하는 군인이 있는데 이 역시 진짜 헌병은 아니다.
  오리지날 헌병은 종행교에서 8주 헌병교육을 받은 헌병이라야 한다.

  참고로, 헌병하이바에 적혀있는 MP라는 영어는 Military police를 뜻한다.▦




<98> 해군, 해병과의 만남.

  모두 줄지어 식당으로 향했다.

군인에게 있어서 전역, 휴가, 외박, 면회 같은 사제와 관련된 즐거움을 제외

하고나면 취침과 식사가 가장 즐거운 것이다. 헌병학교의 밥은 어떤 맛일까?

밥맛이겠지 뭐...

모두 고픈배를 움켜잡고 기대하면서 식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 이새끼들이 줄 똑바로 안서? 모두 한줄로 서서 벽에 붙어. 눈깔 돌리지 말고

앞사람 뒷통수만 쳐다봐 "  하고 선임들이 소리를 마구 지른다.

모두 벽에 달라붙어서 부동자세로 앞사람 뒷통수만 쳐다보면서 차례로 배식을 받았다.

나는 그때 엄청난(?)용기를 내어 살짝 눈알을 돌려서 선임들을 쳐다봤다.

' 엉?  저..저녀석들 모야?  모자가 왜 각이 져있지?  팔각인가? 육각인가?

가만보니 군복도 좀 다르네.. 얼굴은 또 왜저리 험상궂게 생겼다냐? '

그들은 해군과 해병들이었다.  나는 그때 입대해서 처음으로 해군,해병을  

보았는데 마치 조선시대사람이 서양 양키 처음보듯 신기하고 낯 설었다.

배식을 왜 해병,해군 선임들이 해주고 있었을까?   처음에 후배들이 오면

선임들이 배식을 해준다.  그리고 다음날부턴 우리가 배식조를 정해서 하는거다.

배식조는 끝번호로 돌아간다.  즉 오늘이 18일이면 그날은 끝번호가 8번인 8,18,

28, 이런식으로 차출되어 배식을 담당하는거다.  해군, 해병들은 끝번호는 모두

0번인데 그날이 10월 10일이였기에 해군,해병들이 배식을 해주고 있었던것이었다.

밥을 먹는 의식(?)도 논산과는 달랐다.

식기 들고 배식 받았다고 해서 자리로 가서 먹는게 아니라 탁자에 가서 서서

기다렸다가 탁자에 6명이 다 모이면 대표로 한명이 구령을 붙이고 다른 5명이

복명복창을 한다.

" 식기식탁 끝선에 정렬 "        " 식기식탁 끝선에 정렬 !"  

식기를 내려놓고 줄을 맞춘다.

" 착석 "                        " 착석! "

모두 의자에 앉는다.

" 식사에 대한 감사의 묵념 "     " 식사에 대한 감사의 묵념! "

대가리를 숙인다.

" ...............! "

" 감사히 먹겠습니다."           " 감사히 먹겠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겨우 먹을수가 있었다.

씨잉..........복명복창 안한다더니.........이런건 복병복창 하고말야.!

  하지만 옆에서 조교가 먹는시간을 재고 있는 논산과는 달리 여기서는 편하게

충분히 식사를 할수 있었다.   논산에서는 약 3분정도였는데 여기서는 10분정도를

앉아서 먹을수가 있었다.  사람이 많은곳일수록 통제하기가 힘드니 어쩔수 없는

거였겠지만...

  앉아서 해군, 해병들을 보고 계속 관찰하고 있자니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똑같은 대한민국 청년이 똑같이 군대에 왔는데 옷을 달리 입었다고 해서 저렇게

외국인보듯 달라 보일줄이야.. 해병들은 모두 나이가 어렸다.

좌우로 퍼렇게 깍은 돌격형 머리 아래로 앳된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해병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얼굴에 독기가 넘쳐 흘러 보였다.

  흔히들 군인을 개에 비유한다.  그래서 군바리란 말이 나온 것이다.
                                         ~~~~
더 세세히 따지자면 육군은 땅개로 불리고, 해군은 물개, 그리고 공군은 솔개로

불린다.    해군이 정력이 제일 세다는 말이 아니라 지역때문에 그렇단거다.

  그럼  해병은?         해병은 미친개로 불리었다.

미쳤든 돌았든간에 그들도 많은 고생을 하고 여기 온거겠지...하고 생각하니

웬지 모를 동지애를 느낄수 있었다.

" 뭘 봐 새꺄......빨리 식사 안끝내? "

웬지 모를 동지애가 다시 사라졌다.





<99> 양심적인 군인들.

오후에는 선임하사가 우리들을 1 구대에 모두 집합시키더니 인적조사를 했다.

군대는 어디를 갈때마다 이런걸 새로하기때문에 정말 귀찮다.  

인적 조사가 끝이 나자 이번엔 논산에서처럼 돈을 모두 맡기라고 한다.

여기선 돈이 절대 필요없으니 잔돈까지도 모두 내놓으라고 했다.

그래도 조금은 비상금이 필요하겠지 하고 숨기려는 애들은, 서슬이  퍼런 선임

하사의 눈초리를 한번 보더니 쌈지돈까지 죄다 쏟아놓았다.

손환국 선임하사는 정말 소문처럼 지독한 간부란 것을 우리는 점차 깨달을수가

있었다. 12월 5일 헌병학교를 퇴소할때까지 웃거나 미소짓는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무표정 인상의 가면을 쓰고 있는건 아닐까?....하고 의심이 갈 정도였다.

  나는 120명중에 6번이어서 6번째로 나가 돈을 맡겼다.

시간이 좀 흘러 수십명이 왔다갔다 했을 때 선임하사가 땅에서 만원짜리 지폐를

발견했다..
                                              ┌─────────────┐
" 야........이 만원짜리 지폐 누가 흘리거야 "   │                          │
                                              │   1 0 , 0  0  0  원      │
" 침묵...................."                    │                          │
                                              └─────────────┘
" 주인없어? "  

" 또 침묵...................."

그 만원짜리 지폐는 꼬낏꼬낏 접어서 조그마하게 만들어져 있는걸로 보아 아마도

누가 몰래 숨겨 놓았다가 실수로 흘린거 같았다.  선임하사 목소리가 더 커진다.

" 이것들이................. 흘린사람 누구야?  "    

" 계속 침묵.................."

선임하사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계속 외쳤다.

" 야 이놈들아. 내가 무슨 벌주자는게 아니야. 주인을 알아야 돌려줄수가 있쟎아.

괜찮으니깐 어서 나와봐. "  

" 역시 침묵..............."

" 그래도 이것들이........그럼 이걸 내가 가지란 말이야?  누구것이야? "

그래도 임자는 나타나지 않고 쥐죽은 듯한 침묵만이 맴돌았다.

" 어허....이것참..   야.....이거 네것이야? "    

" 헉...........아..아닙니다. "

" 그럼 니것이야? "  

" 아닙니다. 저....절때  제것이 아닙니다 "

" 그럼 누구꺼야?  니것이야? "

" 아닙니다....저는 도...돈을 다 냈습니다."

모두들 절대 아니라면서 완강히 부인하였다.  이 녀석들이 언제 이렇게 양심적인

군인들이었지?   결국 그 돈은 선임하사가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군인에게

있어서 만원은 엄청 큰돈일텐데 얼마나 쫄았으면............쯔쯔.

아마 한달치 월급을 잃게된 그 녀석은 화장실에서 피눈물을 흘렸겠지....

헌병학교를 퇴소할때까지 돈 주인은 끝끝내 알수 없었다.



                                                               - 내일계속 -


< 예고편 >


다음편에는 해군,해병 동기들을 만나는 이야기,

          선임들과 후배가 만나는 이야기,

          화장실청소에 얽힌 이야기등을 올립니다.

                                  읽어주실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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