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매직맨]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들 (8182/37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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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매직맨]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들 (8182/37593)

포럼마니아 0 691,008

< 1 > 할머니의 저금통

어렸을 때 엄마가 주는 용돈이 모자랄 경우 할머니이게 가서 떼를 썼습니다.

"할머니 용돈 좀 주세요."

"없어."

"할머니 용돈 좀 주세요. 100원만...앙앙"

"알았다. 좀 기다리라."

그러면서 할머니는 당신의 방으로 들어가십니다.

그러면 어디서 돈이 뚝딱 나오는지 금새 100원을 들고 나오십니다.

"옛다. 불량식품 사먹으면 담부터 안 준다."

"그런데 할머니는 저금통이 있나봐. 돈도 안 버는데 대체 어디서 돈이

그렇게 나와?"

물론 그 돈으로 불량식품 사먹었습니다.

사실 그 때는 불량식품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눈깔사탕, 먼지가 쌓인 떡볶기, 사카린이 듬뿍 있는 뽑기, 고무로 만든 것 같은

쫄쫄이, 색깔만 보리차인 냉차 등등...

또 불량식품이 먹고 싶어서 할머니에게 용돈을 달라고 졸라 댔습니다.

사악한 어린 저는 몰래 할머니의 저금통이 어디 있나 볼라고 문 틈으로 쳐다

보았습니다.

할머니의 저금통은 고쟁이 속의 주머니였습니다.

그 속에 손을 푹 담구고 손자를 주려고 100원짜리를 꺼내셨던 것이었습니다.

며칠전 아내와 딸내미와 같이 집에 갔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아내에게 증손녀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라고 하면서 당신의

저금통에서 거금 만 원을 꺼내셨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할머니의 저금통입니다.

물론 저금통보다 더 아름다운 것도 변하시지 않으셨지만.......


< 2 > 국회

아마 50년동안 변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국회일겁니다.

그 옛날에도 국민을 위해서 '홍콩무술영화'를 보여주었던 국회는 지금도 국민이

심심해할까봐 가끔식 보여줍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대부분 나쁜 이유) 신문에 대문짝하게 나오는 것도 에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또 그토록 오랫동안 텔레비젼에 얼굴 비추는 사람또한 드물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들 혹은 국회의원중 대부분이 '그 시절, 그 얼굴'입니다.

방송국은 이 사람들에게 '장수출연상' 정도 줘야 됩니다.

오죽했으면 나이 많으신 저희 할머니조차 그들 중 몇 명을 보고

"아니 저 사람 아직도 테레비 나오냐. 나 처녀 때도 나왔는데...."

아마 앞으로 몇 년, 아니 몇 십년동안 더 나올 겁니다.


< 3 > 시장

이모가 시장에 사시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자주 놀러갔습니다.

아줌마, 아저씨들께서 물건 사라고 소리 지르시는 모습,

나물광주리를 가져오신 할머니들이 그 시커만 손으로 돈을 세는 모습,

물건 값 때문에 실랭이를 벌이는 새댁과 고참아줌마,

길거리 불량식품을 사먹고 있는 꼬마애들,

낮술에 얼큰히 취하시고 비틀거리시는 아저씨들,

시장아지매들끼리 옹기종이 모여 누구 흉 보는 모습,

리어커를 끌면서 시장에서 버려진 박스나 고철을 수거해가시는 아저씨,

우는 꼬마를 얼르다가 끝내는 꿀밤을 주는 아줌마,

보따리에 커피를 싸서 돌아다니는 다방 레지아가씨,

살 것도 아니면서 괜히 이 가게, 저 가게 돌아다니는 여학생들,

조그만 핸드백과 장부를 가지고 돌아다니는 월수 아줌마,

가끔식 보였던 뻥튀기아저씨,

담벼락에 붙어 있는 영화포스터,

구석진 곳에 쓰여저 있는 '소변금지, 아니면 짜른다.',

레코드가게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소리,

광주리를 메고 가시는 할머니들,

이 모든 것들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 4 > 3류 극장

국민학교 6학년때 그렇게 극장에 가고 싶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웬만한 영화는 다 '연소자관람불가'여서 극장안에 들어가는거는 커넝 극장 앞에

서 있다는 것조차 무서웠죠.

그러다가 친구들끼리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을까 고심을 하던 중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3류 극장은 아무나 들어가더라.'

우리는 용기를 가지고 표를 사고 들어갔습니다.

표받는 험상궂은 아저씨가 물어보더군요.

"니들 뭐야. 나가."

제일 용기있는 (지금 생각해보니 무식한 것 같았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 제가 대뜸 이야기했습니다.

"저희 금년에 졸업해요"

"그래 그럼 들어가."

지금도 금년에 졸업하는 거랑 극장에 들어가는 거랑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그 극장은 두 편을 상영을 했고 그 때 본 영화가 '매드맥스 1' 과

'귀타귀'였습니다.

하지만 두 영화 제대로 못 보았습니다.

화면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고, 몇 명이 피는 담배연기는 화면을 흐리게 했고,

코고는 아저씨와 과자를 먹는 학생들 때문에 전혀 집중이 안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쌍쌍이 들어와서 사랑을 불태우고 있더군요.

언젠가 친구들이랑 동네에 있던 그 삼류극장을 가보았더니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더군요.


< 5 > 부모님

제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이혼을 안 하셨다는 것입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지금같이 이혼율이 높은 시기에 오랫동안 한솥밥을 드신다는 것은 참 신기합니다.

몇 십년이 또 흘러서 저와 아내도 변하지 않고 살 수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 세상에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또한 변해야만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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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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