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50] 예비군 이야기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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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50] 예비군 이야기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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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일기-50] 예비군 이야기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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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
                                                          = 가브리앨 =

<1>  여군과 예비군 훈련을...

꽥꽥거리는 자명종소리에 즉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창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차가운 새벽공기에 몸을 한바탕 부르르 떨고난 뒤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왜 새벽부터 일어나 호들갑을 떠느냐구?

오늘은 2박 3일의 동원예비군 훈련을 떠나는날이었던것이다.

7시까지 ↕↕운동장 앞에 집합해야 하기에 일찍 일어난것이다.

식사와 세면을 끝내고 군복을 입은 뒤 즉시 ↕↕운동장으로 내달았다.

날씨가 쌀쌀해서 야상을 입고 올껄.......하는 후회가 생긴다.

운동장 앞 공터에 도착하고 보니 버스차량이 여러대가 서있었다.

우리들을 예비군 훈련장소인 강원도 양양의 8군단 헌병대까지

모셔다 줄 차량들이다.

내가 탈 버스를 찾아헤매고 있는데 새벽잠이 확깨는 믿기지 않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개구리 전투복 복장의 여군을 발견한 것이다.

" 으헉! "

나는 곧바로 뛰어가 여군 뒤를 쫄쫄쫄 따라 다녔다.

' 우와...저 잘록한 허리, 나긋나긋한 걸음걸이....우와...여군도 예비군

훈련을 받나?    아니면 8군단 헌병대 간부?     제발..미녀이기를...'

나는 그녀가 제발 미인이기를 바라면서 빠른걸음으로 그 여군을 스쳐 추월한 뒤

자연스럽게 뒤로 얼굴을 돌아봤다.    

' 음........'

나는 구역질을 억지로 참으면서 내가 탈 버스를 찾아 탑승하여 자리에 앉았다.

' 우욱..아침 먹은게 나오려는군..무슨 남자 새끼가 머리가 저렇게 길어? -_-;'



<2> 예비군도 역시 군바리

8시 정각이 되자 버스가 출발하려 한다.

모두 일찍 일어나 집합한 탓에 버스안에서 자고 있는데 양복을 입은 아저씨 2명이

버스안으로 들어왔다.            그중 한명이 앞에서서 소리를 쳤다.

아저씨 : 아...여러분.....잠깐만 일어나 주십시오.. 구청장님께서 오셨습니다.

우리들 : .......쿠울...쿨....음냐.....음냐..

아저씨 : -_-;;;;;;

후후...그 사람은 예비군이 어떤 인간들인지를 잘 모르고 있는거 같았다.

그 누구도 못말리는 족속들이 바로 예비군이라는걸...

버스안에서 자고있는 우리들은 들은척도 하지않고 계속 잠만 잤다.

당연히 양복입은 사람이 당황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뒤엎었다.

그 사람은 싱긋 웃더니...침착한 말투로 다시 소리를 쳤다.

아저씨 : 여러분..잠깐만 일어 나주십시오..

        구청장님께서 빵과 우유를 들고 오셨습니다.

우리들 : (모두들 눈을 번쩍 뜬다. -_-;;)

불이나도 모를정도로 자고있던 예비군들이 죄다 벌떡 일어나서 정말인가 싶어

모두 앞을 주시했다. -_-;;

그 사람은 의외로 우리 예비군들의 속성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들이 모두 헐레벌떡 일어나자 뒤에 서있던 구청장이 인사를 한다.

" 자.....안녕하십니까.. ** 구청장 김영훈(^^*)입니다.

2박 3일의 동원 예비군 훈련..자알 다녀오시구요....

여기 빵과 우유를 준비했으니 점심때 드시길 바랍니다.

그럼 몸조심하시고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구청장과 그의 따까리(?)가 내리자 버스가 출발했다.

모두들 기사좌석 옆에 놓인 빵과 우유상자만 쳐다보고 있었다  -_-;

' 음.....저거 지금 먹으면 안되나?  꼭 점심때 먹어야 하는건가? '

모두들 눈치만 서로 보고 있는데 역시 용감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었다.

중간쯤 앉아있던 한 수방사헌병 예비역 녀석이 벌떡 일어나더니 빵과 우유를

한 개씩 챙겨가지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 뒤의 상황은 말 안해도 뻔하지 뭐..

혹시나 빵과 우유가 모자랄까봐 우리들은 좁은 통로에서 서로 가져갈려고

아귀같이 난리법석을 떨어야만 했다.

빵과 우유로 포만감을 느낀 나는 워커맨을 꺼내서 음악을 들으며 잠이 들었다.



<3> 병사와 여학생

몇시간이나 잤을까?

왁자지껄한 소리에 눈을 떠보니 버스내에 여고생들이 바글바글했다.

' 어라?  웬 여고생들이지?  꿈인가? '

주위를 둘러보니 버스는 어느 휴게소에 서 있었다.

수학여행 가는 여고생들이 우리 버스를 보고 허락도 없이 쳐들어 온것이었다.

예비군들은 모두 여학생들과 짝을지어 농담 따먹기를 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잠이 미처 깨기도 전에 내게도 이쁜 여학생 두명이 다가왔다.

여학생1 : 아저씨...안녕하세요?.....나라 지킨다고 정말 고생이 많네요..

         주소 갈켜 주시면 위문편지 써드릴께요.....

리앨 : -_-;

하기야 여학생들이 이 휘황찬란한 개구리마크가 뭔지를 알 리가 없지..

나는 그 여학생들에게 개구리 마크의 위대함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리앨 : 으음...이 개구리 마크는 제대한 군인들만 달고 다니는거란다.-_-;

여학생1 : (마크를 살펴보며..) 개구리가 어디 있어요?

  리앨 :  -_-;...(무시하며..)  니들은 어디에 수학여행 가는거니?

여학생1 : 설악산 가요.....

두 여학생중에 한 여학생은 부끄럼을 타는지 계속 말이 없다.

  리앨 : 이쪽에 여학생2의 이름이 뭐지?

여학생2 : ............(얼굴이 붉어진다..)

  리앨 : 이름 없어?

재차 물으니 옆 여학생이 가르쳐 준다.

여학생1 : 얘는 미갱이(^^*)구요... 저는 써리(^^*)라고 해요..

  리앨 : ' 너한테 안물었어.-_-; '  

여학생1 : ........

  리앨 : 수학여행 가는걸 보니 2학년인가보지?

여학생1 : 잉?  2학년이 무슨 수학여행을 가요?  우린 6학년이에요..

  리앨 : ???  뭔소리야?   여고에 6학년이 어딨어?

여학생2 :(최초로 입을 열었다) 우리 초등학생인데요....*-_-*

  리앨 : -_-;;;;;;;

초등학생들이 무슨 덩치들이 이렇게 크다냐?  요즘 애들 왜 이래?

갑자기 잠이 오기 시작했다. -_-;

차가 출발하려고 하자 차내에 있던 여학생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고,

써리도 인사를 하고 미갱이를 잡아끌고 나갔다.

여학생1 : 아저씨......그럼 안녕.....

  리앨 : 그래 어서 가거라...-_-;

여학생들이 모두 내리자 차가 다시 출발했다.



<4> 동해바다

차가 휴게소를 빠져 나올때 내 건너편 예비군들의 대화를 듣고 나는 정말

기절하는줄 알았다.

예비군1 : 아까 그 우동 정말 더럽게 맛없더군ㅇ..그게 1,500원이라니..

예비군2 : 글쎄말야요....... 차라리 짬밥이 낫겠더라구요..

         그나저나 배가 안차서 다음휴게소까지 어떻게 참지?  에잉.....

  리앨 : -_-;;;;;;;;;;

이 대화를 듣고 왜 내가 기절할뻔 했는지 아는 사람?  ..........

그렇다.

내가 잠시 여색에 눈이 팔려 점심을 못먹고 휴게소를 지나친거다. -_-;

흑흑........안돼.........안돼에...........꼬르륵...  ...꼬륵...!

배고픔을 참고 침만 꼴깍꼴깍 삼키고 있는데 갑자기 동쪽이 확 트인다.


' 아!  동해바다.......'

이때 나는 난생 처음으로 동해바다를 보게 되었다.

늘상 사람들이 붐비는 남쪽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의 동해바다!

파아란 물이 얼마나 맑든지 바다속이 죄다 비칠것만 같았다.

부산에서는 갈매기로 위장한 비둘기나 잡새들땜에 진짜 갈매기가 별로 없는데

여기는 수도없는 갈매기들이 백사장을 뒤덮고 있었다.

창가에서 동해바다를 쳐다보느라고 배고픔을 말끔히 잊어버렸다.

몇시간후 버스는 다시 바다가 훤히 보이는 어느 휴게소에 멈췄다.

즉시 내려서 매점에 갔는데 이건 완죤히 군대 PX를 방불케 한다.

먹을것 하나 사는게 완죤히 전쟁이었다.

군복만 입으면 왜 그리 배가 고프고, 과자가 당기는지 원......   그때........

" 어?  이 성찬씨 아녀요? "  

어라? 누가 나를 부르지?   뒤를 돌아다 보았다..

" 어?  김 승기씨 아녀요?  "

음식을 사던도중 학교에서 같은과였던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다.

" 하하하....2박 3일이 지겹지는 않겠군요.......후후...."

" 하하......그러게요.."

같이 탁자에 앉아 잡담을 하는데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서 나와보니

저 멀리에 헬리콥터들이 무수히 날아다니고 있다.

" 어라? 역시 전방은 전방인가보죠? "

" 하하..그런가봐요..벌써부터 실감나네요....."



<5> 총기수여

서로 버스가 달라서 승기씨와 헤어지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차가 다시 출발했고 또 한참을 달리는데 검문소가 나왔다.

차량하나하나를 철저히 검문검색하는 헌병들을 보니 또 옛날생각이 간절하다..

' 후후....역시 전방인가 보다... 저렇게 살벌하게 근무를 서다니....'

근데 군인들 모두 어깨에 하얀 리본띠를 매고 있었다.

' 음....저게 뭘까?  전방군인들은 저런걸 항상 달고 근무를 서나? '

몇 개의 검문소를 더 거쳐서 드디어 양양으로 들어섰다.

근처에 공군 비행장이 있는지 수시로 비행기가 날아 다녔다.

▩ 양양이 어디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즉석 지도..

----------------------------------------휴전선------  ---------
                                                       통일전망대 o


                                                                 o 속초  
                                                        o 설악산    
                                                                 o 양양

                                                                 o 강릉 ▦


장장 9시간의 긴 여행이 끝나고 오후 5시 가까이 되어서야 겨우 양양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예비군훈련장소가 먼탓에 하루가 그냥 지나갔다.

경례하는 위병을 지나  ****부대 입구로 들어갔다.

버스에 내린 우리들은 간부들의 통제하에 모두 줄지어 앉았다.

먼저 총기를 수여받았다.

근데 총을 나눠주는 중사녀석이 어디서 많이 보던 녀석이다.

' 가만있자.....으앗?  저...저녀석은? '

그 중사는 성남의 헌병학교때 우리를 무시무시하게 갈구던 손환국 선임하사였다.

8주 헌병훈련을 받는동안 단 한 번도 웃는걸 보지 못했던 그 선임하사가

우리를 보고 활짝 웃으며 안내를 하고있었다.

손중사 : 자....여러분....총기를 수여합니다. 이름을 호명하면 나와주세요..^^*

사람들 : 에이.........짜증 만땅이네......밥부터 좀 주지.......

예비군들이 웅성거리며 불평을 하자 나는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손환국 중사가 그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을 우리에게 쌔리면서 " 뒤로 취침!! "

하고 외칠줄 알았던 거다.           하지만 손환국중사는 계속 웃으며 말했다.

손중사 : 하하...여러분......금방 끝이 납니다. 통제에 따라 주세요...^^*

리앨 : ' 아...! 우린 예비군이지 참 -_-; '

그나저나........햐......이빨빠진 호랑이다.   호랑이........

8 주동안 지독시리 우릴 괴롭혔던 독사같은 그 중사녀석이 저러니깐

오히려 거부반응까지 일어난다.

" 김승기...........이성찬.........박만수.... "

우린 이름이 불릴 때 마다 뛰어가서 M16A1 소총을 받아들고 자신의 정해진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썰렁한 내무반.....진동하는 추억의 군대냄새....가지런한 모포와 베개..

햐......논산생각이 절로난다.

모두 지쳐서 퍼질러 누워 있는데 한 상병녀석이 들어와서 외친다.

상병 : 선배님들....어서 모두 나와주십시오....선배님들...모두 나와주십시오...

우리 : 왜 임마? ./

예비군을 상대해야 하는 군인들은 참으로 고역이다.  

고참아닌 고참들이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병 : 총기수여식이 있습니다.  여장을 모두 푸시고 총을 들고 단독군장으로

      연병장에 집합해 주십시오.....

우리 : 에잉........ 할건 다하는군.......젠장...

모두들 철모를 쓰고 탄띠를 차고 총을 들고 연병장에 집합했다.

대충 줄을 서서 총기 수여 신고식 연습을 한 뒤 소령이 나오자 신고식을 했다.



<6> 다시 꼬이기 시작하는 군생활

신고식이 끝나고 소령이 가자 손환국 중사가 웃으며 강단앞에 섰다.

손중사 : 에.....여러분......한가지 말씀 드릴게 있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리앨 : ' 음......설마 쌀이 떨어져서 저녁식사를 못한다는 말은 아니겠지? '

모두들 무슨말인가하여 초긴장을 하며 손중사를 쳐다보았다.

손중사는 그런 우리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손중사 : 지금 이곳 양양 바로 밑에있는 강릉에서 무장공비들이 침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전 軍이 전쟁태세로 돌입을 했고.. 무장공비들은....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예비군들은 모두들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우리들 : 푸하하하하하하..........  ^O^/ .......우하하하하하하....

손중사 : 고..공비들은.....-_-;;;;;;;


                                                   TO BE CONTINUED...


<예고편>

다음편에는 2박 3일의 예비군훈련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올리겠습니다.

예비군의 실태(?)를 파헤칠 예정이오니 재미없더라도 심심풀이로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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