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앨-단편-삐삐 해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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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가브리앨-단편-삐삐 해지하기

AVTOONMOA 0 2,006,229

★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
 

- 폴리스토리는 여러가지 방대한 자료수집(-_-;)과 철저한 현장고증(-_-;),

  그리고, 고급적이고 문학적인 수사법 구사연마(-_-;)에다 허를 찔러서 감탄을
 
  하게 만든는 구성력(-_-;)에 힘을 쏟느라 잠시 늦어집니다.  흠흠.. -_-;


- 이글은 하도 열 받아서 함 올려보는 글이랍니다.

  뭐 글이라기 보다는 하소연이나 넋두리정도가 되겠네요.     ^_^

                                                  - gableel@chollian.net -


[1] 삐삐 가입하기

  때는 뜨거운 젊음의 계절....여름이었다!

하루는 길을 걷고 있는데 모델같이 늘씬한 아가씨 둘이서 생난리를 치고있다.

호기심에 걸음을 멈추고 아가씨들을 구경했다.

아가씨 : 나의 바다야..♬  나의 하늘아...♬ 나를 안고서..그렇게 잠들면 돼.

  리앨 : 나의 바다야..♬  나의 하늘아...♬ 난 너를 사랑해....-_-;;;;

나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며 노랫말을 음미해보고 있었다.


아가씨 : 안녕하세요!  저희는 ******에서 나왔습니다.

         최신식 모델 삐삐를 무료로.....무료로 가입해주고 있습니다.

  리앨 : 나레이터 모델이었구나..

아가씨 : 거기 오빠.! 이렇게 세련된 삐삐 있으세요?   있으세요?  네?  네?

  리앨 : 아하하하...^_^;;

아가씨 : 지금 당장 가입하세요.  신청서 한장만 써내면 바로 개통!!! 랄라라!!

  리앨 : 아하하...^_^;;


뭔가에 홀린듯....나도 모르게 무심코 써내려간 신청서..-_-;

신청서를 써내자 마자 아가씨가 최신식 모델이라는 삐삐를 내게 건네준다.

아가씨 : 네에!!  개통되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리앨 : 빠르군..

최신식 모델 삐삐는 이렇게 초스피드로 개통을 하게 되었다. -_-

 

[2] 삐삐 해지하기.

 그로부터 1년뒤...!!

중고생들이 내 삐삐 크기만한 핸드폰을 마구 들고 다니는걸 보고 위기의식을 느낀

나는 1년동안 삐삐를 별로 쓰지도 못하고 해지를 해야만 했다.


  시내 어느 대리점을 찾아간 리앨!

리앨 : 저어..

직원 : 아이고....어서오십시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_^

리앨 : 예..삐삐 좀 해지 하려고 왔는데요...^_^;

직원 : -_-

 인상이 확 변하는 직원. -_-;    내가 뭐 욕이라고 했나?  쩝

직원 : 여기서는 해지가 안되요.   해지할려면 지정 대리점으로 가보세요.

리앨 : 으음.. 지정 대리점은 어디에 있나요?

직원 : 각 시마다 다 있죠.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등등..

리앨 : 그렇군요..-_-;  여긴 서울이니 서울 대리점 위치를 좀 알려주실래요?

직원 : 글쎄요.  본사에 한번 전화해보세요. 우린 잘 몰라요..

 내 뒤에 손님이 다가오자 이젠 나를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직원 : 아이고..어서오십시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_^

손님 : 핸드폰을 하나 구입해볼까 해서요..

직원 : 아이고......^_^

 쓸쓸히 문을 열고 나오는 초라한 내 모습..-_-;  제길.

 

[3] 지정 대리점

 서울에서 오래 지체할수없어 일단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삐삐를 살때 받았던 설명서에 보니 지정 대리점 위치가 있었다.

  다음주 주말!    다시 시간을 내서 서울의 지정대리점을 찾아간 리앨!

리앨 : 저어...

직원 : 아이고....어서오십시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_^

리앨 : 혹시 저번에 그분인가요? -_-

직원 : 예?

리앨 : 아..아녀요..-_-;  삐삐 해지 하려고 왔습니다

직원 : 으..으음..삐삐 번호를 말씀해보실래요?

 내가 삐삐 번호를 말하자 컴퓨터에 앉아 뭔가 두드려 보는 직원.

으음..왜 경찰서에서 조사 받는 기분이 들지? -_-;;

어서 빨리 해지하고 여기를 빠져 나가고 싶다!!

직원 : 삐삐 해지가 불가능 하겠는데요?

리앨 : 아니, 왜요?

직원 : 그 삐삐는 의무사용기간이 2년이에요.  이제 겨우 1년 지났어요.

리앨 : 아니, 의무사용기간요?

 역시 손님이 들어오자 나는 안중에도 없었다.

직원 : 아이고....어서오십시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_^

손님 : 밧데리를 하나 구입하려구요.

직원 : 아이고...^_^

 


[4] 시간초과.

  그로부터 삐삐를 탁상 알람 시계로 활용하면서 인고의 세월이 흘러 흘러...

드디어 1년이 지나게 되었다.      물론 매달 사용료 꼬박 꼬박 내면서..!

1년은 정말 장난 아니게 길었다.

리앨 : 휴우우우....군대보다 시간이 더 안가네..


 다시 서울까지 올라가서 그 대리점을 찾은 리앨!

이번에는 꼭 해지를 하고 말리라..

직원 : 아이고....어서오십시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_^

리앨 : 삐삐 해지하려고 왔어요.

직원 : 삐삐 해지는 오후 4시까지만 가능하답니다.  담에 오세요..

리앨 : 아니, 뭐시라?   여봐요!!  -_-++

직원 : 왜요?

리앨 : 아하하..^_^  어떻게 좀 안될까요? -_-;

직원 : 안됩니다.

리앨 : 제길...코딱지 만한 삐삐하나 해지 하는게 왜 이렇게 힘든거에요?

직원 : 삐삐 모델명이 뭐에요?

리앨 : APPEAL MINI요..

직원 : 코딱지 엄청 크시군요..

리앨 : -_-;;

직원 : 아이고....어서오십시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_^

손님 : 예...핸드폰 충전기를 구입하려구요

직원 : 아이고...

리앨 : -_-;;;;;;;

 쓸쓸히 대리점을 나오는 리앨! 

 

[5] 아웃 오브 오더.

  이번에야말로 해지를 하고 말겠다는 무시무시한 결심을 하고 서울로 상경한 리앨.

다시 그 대리점을 찾았다. 

직원 : 아이고....어서오십시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_^

리앨 : 삐삐해지하려고 왔어요. 의무사용기간이 다 지났고, 여긴 지정대리점이며

       지금 시간이 오후 3시니깐 빨리 좀 해주세요..-_-;

직원 : 저런...지금 이쪽 지역 전산이 모조리 고장이 나서 해지가 불가능해요.

리앨 : 끄으으윽.....-_-;

 나참... 정말 어이가 없었다.  

리앨 : 아니, 지금 그거 해지하려고 이까지 올라왔는데 전산고장이라니.

       이럴수가 있는겁니까?

직원 : (두리번..두리번..)

 직원은 다른 손님이 안 들어오나 ....살피고 있었다. -_-

 나는 급히 직원의 앞을 막아섰다.

리앨 : 이..이것봐요.. 다시 올라오기가 무지 힘드니 지금 신분증을 보이고,

       해지신청을 한뒤 전산이 고쳐지면 그때 해지 하시면 안될까요?

직원 : 삐삐해지는 예약을 받지 않습니다..

리앨 : 그..그럼 제 친구에게 신분증을 맡길테니 그친구가 오면 해지좀 해줘요.

 신청작업이면 몰라도 해지작업에 융통성이 있을리가 없다.

직원 : 안됩니다. 해지는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들고 오셔야만 할수 있어요.

리앨 : 안녕히 계세요..-_-;; 

 쓸쓸히 문을 열고 나오는 초라한 내 모습..

아!  이번에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었는데..-_-;;;

 

[6] 전화연결하기.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이 사정을 하소연 해보려고 본사에 전화를 해보았다.

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

리앨 : 정말 드럽게도 안 받는구먼 -_-;

전화 : (찰카닥!)  안녕하십니까?

리앨 : 아하하하...^_^   안녕하세요.   삐삐해지를 하려고...

전화 : 요금문의는 1번, 가입해지안내는 2번......-_-

리앨 : 하..하려고....-_-;;;

 제기랄... ARS는 정말 싫다.    해지니깐 2번을 눌러야지..

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

리앨 : 정말 승질 돋구는군... 좀 받아라 받아!

전화 : (찰카닥!)

리앨 : 여보세요?  삐삐 해지를 하려고..^_^

전화 : 빠라밤..♬..빠라밤...빠라밤밤..♬  지금! 다른 고객님의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잠시만 다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빠라밤밤밤..♬♬

리앨 : 으아아아.....다른 고객 너!  전화 빨리 안끊어? -o-+++

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

전화 : (찰카닥!)

리앨 : 젠장....정말 연결되기 힘들군요..

전화 : 죄송합니다!!

리앨 : 됐습니다.   딴게 아니구요..

전화 : 죄송합니다.  빠라밤.♬.빠라밤..지금!  다른 고객님과의 상담으로

       통화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잠시뒤에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빠라밤..♬..빠라밤..

리앨 : 으~~~다른 고객...너 이제 죽었다. -_-++

 

[7] 비번알기.

 이렇게 6차례정도 전화를 하자 겨우 겨우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직원 : (찰카닥!)  안녕하십니까?

리앨 : 으음.....사람이유? -_-

직원 : -_-;  무슨일이세요? 고객님?

리앨 : 제가 위에 보시다시피 [1]~[6]까지 고생만 하고 삐삐해지를 못하고 있어요.

       도무지 거길 다시 올라가기는 힘들거 같은데...전화로 해지할순 없나요.

직원 : 으음....원래는 전화 해지를 받지 않습니다. 고객님

리앨 : 오옷....원래는???    그렇다면? 

 그 여직원은 생각보다 친절하여 그동안의 분노가 어느정도 씻겨 내려가는듯 했다.

직원 : 하지만 사정이 그렇다니 전화로 해지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리앨 : (솔깃........)  뭐..뭐죠?

직원 : 일단 은행에 가서 지금까지의 요금을 저희에게 무통장 입금하세요.

       계좌번호는 181818입니다. 그리고 신분증을 복사해서 입금영수증과 함께

       저희에게 팩스로 보내 주시면 된답니다.  팩스 번호는 218218218입니다.

       팩스를 넣고 나시면 저희에게 전화를 해서 알려주시면 됩니다.

리앨 : 오오..감사합니다..흑흑.   근데 지금까지의 요금이 얼마죠?

직원 : 삐삐 번호가 어떻게 되세요?

리앨 : 01*-****-****인데요..

직원 : 예.. 비밀번호는요?

리앨 : 나...남의 비밀번호는 왜 물어요? -_-

직원 : -_-;  비번을 알아야 요금내역이 나오죠.

 1년동안 삐삐를 안썼는데 비번이 생각날리가 없다.

리앨 : 그...그래도 남의 비번을..-_-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머리를 짜내어 비번을 떠올려 보았다.  드디어...!

리앨 : 으아아!!!  생각났다. ****에요.. 하하하

직원 : 축하합니다. -_-;

 

 

[8] 요금내기.

 당장 은행에 가서 무통장으로 밀린 요금을 냈다.

사용도 안번 안하고 이렇게 돈을 내야 하다니...젠장.

하지만 곧 해지를 한다는 생각에 별로 아까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돈을 입금하고 영수증을 받아서 행여나 잃어버릴세라 지갑에 꼭 넣어서 왔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만사제쳐두고 제일 먼저 팩스를 찾았다.

신분증을 복사해서 영수증과 함께 팩스를 넣고 당장 전화를 했다.

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루....

리앨 : 흐흐흐...참자.....참어...-_-;

전화 : 빠라밤.♬.빠라밤..빠라밤밤...

리앨 : 흐흐흐...참자.....참어...-_-;;

직원 : 안녕하세요 고객님..?

리앨 : 으하하하하하하!!!

직원 : 고객님..?? -_-

리앨 : 아~죄송합니다.  어제 삐삐해지때문에 전화를 했던 사람인데요..

       영수증과 신분증을 방금 팩스로 보냈답니다. 움하하하...

직원 : 잠깐만요. 확인해보겠습니다. 고객님..

리앨 : 얼마든지요..하하하

(잠시뒤..)

직원 : 죄송합니다. 고객님..

 또 엄습해오는 불길한 느낌..

리앨 : 뭐가 죄송해요? -_-;;

직원 : 어제 분명 입금 하셨죠?

리앨 : 그런데요?

직원 : 그리고 지금 팩스로 보내주셨죠?

리앨 : 그런데요?

직원 : 요금이 다 안들어왔어요..

리앨 : 그럴리가요.. 불러준 요금대로 다 입금했단말에요.

직원 : 그건 어제까지의 요금이구요.. 오늘 팩스를 넣어주셨기 때문에 하루만에

       요금이 70원이 더 나왔어요.  70원을 더 부치시고 영수증과 함께 신분증을
 
       팩스로 넣고 다시 한번 전화로 알려주시겠습니까?

리앨 : #^#($)%&$##^^*()&_*+*+&^&$$#@$#@^&


정말 인내의 한계를 느꼈다.    삐삐해지는 죽을때까지 못할것처럼 느껴졌다.

대기업의 음모론 속에 내가 빠져든거 같은 기분이었다.

리앨 : 대신 70원을 좀 내주시면 안 될까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_-;  정말 정말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차마 말하지 못했다. 

 

[9] 해지.

 그날 나는 70원을 더 입금하고 팩스로 넣고 전화를 해서 그놈의 지긋지긋한

삐삐해지작업에서 겨우 겨우 벗어날수 있었다.  

가입은 1분만에 되더니 해지는 이렇게 힘들줄이야...

비단 삐삐뿐만 아니라 그외 다른것들도 모두 이럴것이리라...!

 


[10] 에필로그

 길거리에서 나레이터 모델 두명이 마구 춤을 추고 있었다. -_-

직장 동료와 같이 길을 걷다가 그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가씨 : 설마 했던 니가 나를 ♬ 떠나 버렸어.. 설마 했던 ♬... 니가 나를..

  리앨 : 나레이터 모델이군요..

  동료 : 아니, 근데 왜 새끼손가락을 입에 대고 노래를 부르는거죠? 

  리앨 : 새끼손가락에 가사를 적어놨나보죠 뭐..-_-

  동료 : 게다가 늦가을에 웬 쫄티죠?  가슴이 죄어 무지 아프겠는데요? 하하

아가씨 : ♪가슴은 아~프지~만 모른척 해~야돼...♬...

  동료 : 하....-_-;

아가씨 : 자아....핸드폰 최신 모델이 의무사용기간도 없습니다.   거기 오빠들..

         호호호호!  핸드폰 있어요?  예?  있어요?   없죠? 

  리앨 : 아하하하하..^_^


또 다시 홀려 버린 나! -_-

이로인해 남들이 4만원에 가입해서 쓰는 핸드폰과 똑같은 모델의 핸드폰을 자그만치

32만원이나 주고 구입하게 되었다...흐흐흐..제길..난 왜 이러지? -_-;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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