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10편] 손창민과 김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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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10편] 손창민과 김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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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병영일기-10편] 손창민과 김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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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 유모공장에 이나니님께서 추천한글을 보시고 읽었다는 라이온님과 안암영훈님.
감사드립니다.  계속 열심히 노력해서 군대의 참모습을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안암님은 유명하신 분인데...그런분에게 글솜씨가 좋다고 칭찬받으니 황송하네요.
유모공장에까지 제글을 광고해주신 이나니님에게도 다시한번 감사..감사.

- 제글을 읽어보시고 2년전 군대시절을 생각하셨다는 록시트님.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골치아픈 여러문제들이 98년에는 잘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 오늘도 훈련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올립니다.
많은 도움이 되시길 바라면서...
                                                        퓨가브리앨퓨



<28> 깍새.

군대에서는 약 2주에 한번 이발을 한다.

조금이라도 길면 여차없이 깍아햐 한다.  군에는 이발사가 따로 있는것이 아니다.

그저 가위질에 좀 익숙하다 싶은 사병이 가위를 들고 깍아주는 것이다.  

이런 훈련병을 군대에선 '깍새'라고 부른다.  깍새가 그날 컨디션이 좋거나 운이

좋으면 자기 소대원들을 멋있게 깍아서 같은 훈련병에게 담배도 얻어피고 그만큼

대우도 받았으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당연히 못 깍을때가 더 많다.

그래서 보면 소대전체가 모두 영구가 되버리거나 톰크루즈가 되기도 한다.

멋있게 깍는다고 해서 누가 봐주는것도 아닌데도 서로 잘 깍는 깍새에게 머리를

맡기고 싶어했다.

▩한번 깍새를 하게 되면 그뒤론 낙인이 찍혀서 무조건 깍새를 해야한다.
물론 실력도 없으면서 가위를 든 녀석은 몇명을 영구로 만든 뒤 몰매를 맞고
슛겨나지만..
깍새는 작업 열외되는 잇점도 있고, 남들 다 노는(?) 일요일에도 이발봉사를
해야하는 고달픔도 있다.
머리깍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군대만큼 좋은 교보재도 없으니 실컷 연습해 보라▦




<29> 태극기에 대한 경례.

군대에서 정말 힘든 것은 실제로 뭔가를 하는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뭔가를 잘 하기위해서 미리 하는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이 정말 힘든 것이다.

즉 사격을 하는 것은 전혀 힘들지가 않다.  오히려 재미만 좋다.

하지만 몇발의 사격을 하기위해서 그동안 받는 훈련이 엄청 고달프다.

단 하나의 실수나 사고도 용납치 않는 완벽한 결과를 위한 것이리라.....

오늘은 훈련소 입소식을 하는날이다.  

군대엔 왜이리 보고와 식(式)이 많은지.......

입소식을 하게되면 그때부턴 우린 대기병이 아니고 훈련병이다.

물론 정식훈련코스로 돌입하게 된다.  모두 철모를 머리에 쓰고, M16소총을 어깨에

매고 연병장에 모였다.  무거운 철모가 햇볕을  받아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턱끈이

마구 죄어오자 웬지 두통이 나기 시작하더니 점점 심해진다.  멀미같기도 하고

편두통같기도 한 심한 고통이 머리를 압박해왔다. 그래도 함부로 벗을수는 없다.

처음엔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결국은 한 훈련병이 구토를 한다.  모두들 두통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철모에 적응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통을 이겨내며 연대장님이 오기전에 모두들 줄을 맞춰 입소식 연습을 했다.

인원이 많다보니깐 줄서는데만 해도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서 정말 짜증 그 자체였다.

그리곤 예행연습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례였는데 군대의 경례엔 두종류가 있다.

첫번째는 상급자에게 하는 경례이고, 두번째는 국기에 대한 경례였다.

물론 국기에 대한 경례에는 "충성" 구호를 붙이면 안된다.

하지만 훈련병의 숫자가 얼만데............. 그 중에 반드시 고문관은 있다.

" 연대장님께 대하여 ..........경롓! "

하사의 명령에 모두 총을 가슴쪽으로 끌어 올리면서  "충성!" 하고 외쳤다.

" 바로.! "

모두 총을 다시 내렸다.

" 국기에 대하여........경롓!"

이때 꼭 멍청한 한 녀석이 어디선가 " 충 .............헉? " 하고 내 뱉는다.

그러면 모두의 원한에 찬 눈초리가 그녀석에게 꽃히고 그녀석은 조교에게.........

흐흐.... 말 안해도 알 것이다.

연습을 하는동안 많은 고문관들이 터지고 나서야 비로서 연습을 마치게 된다.

소수의 인원 때문에 다수가 고생하는 것이 너무 짜증나서 속으로 그런 고문관들에게

얼마나 욕을 했는지 모른다.   후후.....하지만 혼자 똑똑한척 했던 내가 사격훈련때

고문관이 될줄이야....... 이윽고 연대장님이 도착했다.

입대전에 연설 들을때는 옆집 아저씨정도로 보였는데, 지금은 감히 쳐다볼수도 없는

입장이다.   1시간동안 죽도록 연습한 입소식은 5분도 안되어 끝이 나 버렸다.

군대는 항상 이런식이다.




<30> 손창민과 김서라.

날씨가 먹구름으로 뒤덮히고있는 초저녁무렵에 갑자기 모든 병력들은 연병장에

집합 하라고 명령이 떨어졌다.  급히 복장을 하고 연병장에 집합 했더니 어디론가

이동을 한다.  도착한 곳은 잔디가 깔려진 엄청나게 큰 연병장이었는데 우리연대

말고도 여러 연대가 와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날 한자리에  모인 우리

훈련병들의 수는 9천 9백 9십 8명이라고 한다. -_-;

정말 어디서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왔을까 싶을정도로 바글바글 한다.

우리는 모두 줄을 맞추어 제자리에 앉았다.  기간병들이 첨엔 무슨 위로공연을 한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사실은 공연이 아니고 영화촬영을 하는 것이다.

즉, 우리는 엑스트라 역활을 하게 된 것이다.

영화의 내용인즉슨, 손창민이 사회에서 성질이 좀 더러운 유명한 락그룹 리더였는데,

그런 아주 이기적이고 냉소적인 성격을 가진 손창민은 드디어 입대를 하게 되고,

단체생활에서 여러 고문관을 거치면서 서로 돕고 사는 사회에 대해 뭔가를 깨닫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다는 내용이었다.  세계 국제 군대 영화제에 출품한다나?  

그런영화제도 있었나?   제목은 '신병나팔' 인데 나는 제대하고나서야 이 영화를

TV로 볼수있었다.

우리 뒷기수로 입대하는 논산 후배들에게도 교육용으로 보여주게 된다고 한다.

오늘 찍는 씬은 손창민의 애인 김서라가 손창민이 복무하고 있는 군대에 와서

손창민을 공개방송으로 찾는 장면이었다.

사실 그 씬은 아주 간단했다.

먼저 김서라가 무대위에 올라가서 애인을 찾는 방송을 한다.

" 안녕하세요. 전 송주현 이등병을 찾으러온 정유희라고 합니다.......주현씨는...

....주절주절........"         약 10여초간 뭐라고 주절거린 뒤

" 주현씨 어디있어요? "하고  외치면 연병장에 앉아있는 수천명의 훈련병들중 중간에

앉아있던 손창민이 손을 번쩍 들고 일어나서 힘차게 무대위로 달려가 김서라를

끌어안는 장면이었다.     실제로 상영할땐 아마 3분정도 분량일 것이다.

손창민을 그때 실제로 봤는데 생각보단 키가 아주 작았다.  물론 미남이었고...

하지만 손창민을 볼겨를이 어디있겠는가?   모두들 김서라와 무대뒤에 백 댄스팀들을

쳐다본다고 정신을 못 차린다.  옆에서 누가 말을 걸어도 들은척도 안하고 시선을

여자들에게 고정하고 있었다.

난 거리가 너무 멀어서 잘 안보였지만 그래도 최대한의 氣를 눈에다 집중하여서

자세히 볼려고 애를 썼다.

근데 겨우 그 3분 분량의 촬영을 하는데 자꾸만 NG가 난다.

먼저 김서라가 말하는 장면보다 손창민이 뛰어 나가는 장면부터 찍었다.

손창민이 손을 번쩍 들면 우리들 사이를 누비던 여러개의 조명이 마구 돌다가

손창민에게 집중이 된다.  그럼 우리들은  모두 " 으아........................."

하며  괴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쳐야 하고, 손창민은 무대앞으로 뛰어나가는 것인데

이 간단한 장면을 찍는데 왜그리 오래 걸리던지......

감독은 " 컷,  손을 더 힘차게 들어라 "

" 컷,  소리를 더 크게 질러라"  

" 컷........조명들은 좀더  큰 원을 그리면서 순간적으로  집중해라 "

" 컷...너무 빨리 뛰어 나가지 마라 " 등등.................수없는 NG로 연유도

모르고 끌려온 우리들은 계속해서 박수와 괴성만 질러대야 했다.

" 으아아아아~~~~~~~~~~~~~~~짝짝짝짝짝짝............-_  -; "

이런식으로 엑스트라 비용을 아끼다니........

겨우 1분 분량의 손창민 장면을 겨우 완성시켜놓자 이젠 김서라 차례였다.

위에 말했다시피 김서라는 무대에 서서 감정을 넣어 마이크에 대고 말만 하면 되는

것이었고 우리는 말이 끝나면 웅성웅성대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되는역활이었다.

하지만 간단한 대사인데두 김서라는 계속해서 NG를 냈다.  대사를 휼륭히 잘해내면

감독이 감정운운.. 하며 NG를 외치는 거다.  시계를 보니 군대정식취침시간인

10시가 막 지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땅은 젖어오고 엉덩이는 축축해지고 몸도 떨려오고 정말 기분 뭐 같다.

기간병들도 좌우 옆에 서서 비를 맞고 있었다.

▩군인은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고 우비만 입는다.
옷자체가 방수이기도 하지만, 우산은 규정상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군기가 빠져보이다는 거겠지..
아마 길거리에서 우산쓰고 다니는 군인은 한번도 못봤을거다.
죄다 그냥 비를 맞고 다닐뿐............!
물론 우산을 쓴다고 해서 무슨 큰일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모두가 그 규정을 잘 지키고 있다.▦

계속해서 감독이 컷, 컷만을 외치자 웅성웅성하면서 두리번거리는 역할을 맡은

우리들도 서서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9천9백9십8명이 떠드는걸 한 번 상상해보라.

암만 여자구경도 좋고, 연예인구경도 좋지만 비를 맞아가며 취침도 못하고 볼 정도로

걸신 들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드디어 취침시간인 10시가 훨씬 지나갔고, 비는 더 심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이때 훈련병들이 짜증내고 떠들기 시작하자, 김서라 딴엔 사태를 수습해 볼려고

그랬는지 방송으로 한마디 했다.

아마 나이어린 우리 군인들을 너무 단순하고 순진하게 본게 아니었을까 싶다.

" 여러분......조용히 해주세요. 호호호.."

" ...................??? "

" ......제가 이렇게  씩씩하고 멋있는 많은 군인아저씨들 앞에  처음 서다보니  

떨려서 실수가 자꾸  나오나봐요....죄송해요. 호호..

너무너무 멋있는 군인아저씨들이 조금만 이해해 주시면...금방 마칠꺼에요 "

애기달래듯이 까꿍.....하는 김서라의 말이 훈련병에게 씨알이 먹힐리가 만무하다.

" 으...........헛소리하고 자빠졌네.."

" 찌랄하고 있네.  잠이 와 죽갔구면 이게 뭐얏? "

" 에이 18 , 우리가 무슨 마루타냐? "

" 김새라인지 김서라인지.....관둬라 관둬..."

기대와는 달리 난무하는 욕설에 당황하는  김새라....아니 김서라..

위급한(?) 상황판단을 한 감독이 딱 한 번만 더하자고 외치고 한번 더 촬영을

한뒤에야 5분 분량의 모든촬영을 마칠수가 있었다.

후훗...김서라의 눈에 비친 군인들의 이미지가 어떠했을까??

첫인상은 오랫동안 잘 안바뀔텐데........!     괜시리 내가 미안하다.

                                                           - 계속 -


                        < 병영일기 11편 예고편 >    ^_^;

- 다음편에는 경계병들이 배우게 되는 수화교육,   군인들의 헌혈 장면들,

그리고 군대 교회에 얽힌 여러가지 일들을 올리겠습니다.

다음편도 꼭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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