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17] 별과 여고생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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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17] 별과 여고생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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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일기-17] 별과 여고생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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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50> 스타와의 만남.



훈련을 마치고 저녁식사하러 모두 모여서 식당으로 갔다.



먼저 간  훈련병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와야  들어갈수 있으므로 많은 인원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저멀리 연병장끝에서 차한대가 들어온다.



" 앗.........투.....투스타다...."



한 훈련병의 말에 모두들 그쪽으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와우.... 정말이었다.



자가용 앞에는 번호판대신 빨간바탕에 빛나는 별 2개가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번호판은 태어나서 처음봤다.



' 음...저거 불법 아닌가? --; '  갑자기 연병장은 찬물을 끼얹은듯 조용해졌고



하사들은 모두들 집겁을 하고 도망을 가고 있었다. 미처 도망 못간 하사 하나가



벌벌 떨며 굳은표정으로 외쳤다.



" 전체... ..........쉬어!(덜덜덜) "



" 전방에 대하여..............경롓..! "



우리들은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땡고함을 질렀다.



" 충.......성! "



근데 가까이서 육군소장(★★)을 보니 신기하게도 그 분은 눈이 2개였고, 코가



하나였으며 입이 한 개이고 귀는 두 개가 달려있는게 아닌가?  누구나 처음



입대하고나면 이등병이 마치  형님같이 느껴진다.  길거리에서  촌스럽게 작대기



하나 달고 돌아 다니는 그  이등병들이 말이다.  일병은 삼촌정도로, 상병은



아버지정도로 병장은 그야말로 할아버지정도로  느껴질정도이다.  군대 안  간분은



모르시겠지만 예비역들은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계실게다.  하물며 훈련병주제에



스타를 직접 볼수있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동시에 영광(?)이다.  장성급은 마치



그 계급처럼 하늘의 별정도로 보이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마치 신(神)이 하늘에서 인간의 세상으로 내려온것같은 기분마져 들었다.



그 육군소장은 제 2훈련소(논산)소장인데 불시에 훈련병 식당을 방문한것이었다.



뒤에는 대령, 중령, 소령들이 주렁주렁 따라 다니고 있었다.  이윽고 소장은



훈련병식당으로 들어갔고 우리도 줄서서 들어갔다.  식당내부는 날아 다니는 파리



소리가 짜증나게 시끄럽게 느껴질정도로 조....용 했다.  대령이 직접 의자에



먼지를 손수 털어내자 소장이 앉았다.  세상에.........입소때 연설했던 하늘같이



보이던 연대장(대령)이 저럴수가....!   소장의 요청에  따라 음식은 우리들이



먹는  음식과  똑같은 음식이 대령되었고 같은  식탁에 앉은 훈련병들과 식사를



했다.   평소 조교의 욕설과 협박에 발발 떨면서 허급지급 먹어야 했던 우리



훈련병들은 투스타 덕분에 비로서 사람답게 음식을 먹을수가 있었다.  



근데 이상하다. 허급지겁 먹을때보다 소화가  더 잘 안되는거다.  소장과 좀  



떨어진곳에서 먹는 나도 이런데 같은 식탁에  앉아 있는 훈병들은 어떨까?  



그녀석들의 얼굴은 마치 또 다른 하나의 훈련을 받고 있는듯한 표정이었다.  



넓은 식당내의 수백명의 사람들중에서 오직 소장 한명만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훈련병의 생활개선을 위해서 온것인지, 아니면 더 불편하고 힘들게 할려고



온것인지 모르겠다.









<51> 식곤증과 한강철교.



애들이 제각기 수첩에다 달력을 만들고 있었다.  



이미 지나간 날에다가 ×표를 하는 것이다.  입대한지는 1달이 넘었지만 훈련소



에서는 이제 겨우 3주째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제대까지



남은 복무기한을 세고 있다.  그러곤 모두들 한숨을 쉰다.



" 에고야......아직도 750여일이나 남았구나. -_-; "



" 으..xx.....그날이 과연올까? "



" 날짜를 아예 안세든지 해야지 원..."



" 부모의 무관심이 아들을 현역으로 만드는구나.......에잉...."



날짜를 셀때마다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논산에 온지 이제 3주째....



이번주에는 각개(各個)전투교육을 받는다.  각개는 문자 그대로 각각 개인들이



전투에 임할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모두 연병장의 교육장에  모여서 돌계단에



줄맞춰 앉았다.   소대장이 교보재를 가지고 열심히 설명을 하다가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 어이........거기.....조는놈들 "   소대장이 지적하자 그녀석들은 눈을 번쩍 떴다.



9월이라고 해도 조석(朝夕)으로 쌀쌀한 바람만 불뿐  한낮의 날씨는 여전히 더웠다.



게다가 매끼니마다 배터지게 먹어대고 몸은 굴릴때로 굴리니 이론교육시간만 되면



눈꺼풀은 천근, 만근이 된다.  웬만하면 사제생각이나 하며 졸지는 않았던 나도



그날만큼은 너무 졸려서 계속 꾸벅꾸벅 졸았다.



' 음...이러면 안되는데....쿨쿨.....저 악바리 소대장이 그냥 넘어갈리가...쿨쿨



없는데....음냐.....콜콜....'



" 이것들이...........계속 조네........모두 기상! "  



' 거봐.......내말이 맞지.....쿨쿨.....잉? '



모두 제자리에서 기상했다.   졸지 않은 소수 애들이 졸고 있던 애들에게 인상을



팍팍 쓴다.



" 연병장으로 집합! "



우르르르르르.....반쯤 죽었단 각오를 하고 모두 집합을 했다.



" 지금부터 한강철교를 만든다 . 하이바 벗어서 자신의 우측 전방에 놓는다. 실시! "



" 실시 !"



모두 철모를 벗어서 자신의 전방 북동쪽에 놓았다.



" 옆사람과 손을 깍지낀다 ...실시! "



" 실시...!"    훈련병들은 모두 사이좋게 손을 깍지꼈다.



" 하이바 위에 주먹을 올려서 엎드려 뻗쳐 "



" 뻗쳐..................우욱......! "



으아......................정말 기절할 것 같은 이 고통...!



저번에 얼차려 종류를 읽으신분은 알겠지만 엎드려 뻗쳐엔 여러종류가 있다.



가장 쉬운  것이 그냥 엎드려서 팔굽혀 펴기를 하는것이고, 주먹쥐고 엎드리는



것이 좀더 아픈 형벌이며, 혼자 깍지끼고 엎드리는 것이 꽤 아픈 벌이고, 옆사람과



깍지껴서 엎드리는 것이 매우 힘든 형벌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아프고 힘든게



하이바위에서 하는 이 한강철교라는 것이다.



물론 내무반에서 하는 '관물대위에 발'이란게 있다.  하사 녀석중 구타로 영창한번



갔다온 똘아이 하사가 있었는데 그녀석은 도무지 종잡을수가 없었던 놈이었다.



기분을 암만 잘 맞춰주어도 갑자기 혼자 열받아서는 얼차려를 주곤했다.



하두 짜증나는 놈이라서 ' 적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식한 상관이다 ' 라는 말이



실감날정도였으니...  그 하사가 제일 좋아(?)하는 얼차려가 바로 관물대 위에 발을



올리고서 깍지끼고 엎드리는 것이었는데... 쉽게 말해서 물구나무 서는것이다.



이거도 장난 아니다.   조금만 하면 땀이 쏟아지고  콰다당....하고 쓰러지는 놈들이



속출한다.  얼차려중에 쉬운건 없나보다.



낑낑 대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한명씩 미끈미끈한 하이바위에서 주먹이



미끌어져 떨어지는 녀석도 있었다.  떨어지기만 하면 그야말로 처절한 고통...!



게다가 모두 손을 잡고 있어서 한명만 떨어지면 도미노가 되어 근접해있는 훈련병



여러명이 함께 쓰러진다. 그야말로 꼼짝도 못하고 엎드려있어야 하는 지독한



형벌이었다.  



30분후.......!



소대장은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 된 우리들을 다시 자리에 앉히고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 아직도 졸립나? "    

"

아닙니다~~~~~! "



졸립기는커녕 모두의 눈에서 나오는 불똥이 교보재를 태울것만 같았다.









<52> 안개 속의 선녀들..



이론교육이 끝나자 다시 외곽훈련이었다.



모두 집합하여 철문을 나서서 또다시 길고 긴 논두렁길을 걷기 시작한다.  외곽



훈련을 갈때는 무척 일찍 집합한다.  논산은 교육장까지 가고 오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한참을 걸어 논,밭을 벗어나니 인가(人家)가 나온다.



' 아앗.......여..여자다....'



뽀얀 안개속을 아직 잠이 덜깬 표정의 여중생과 여고생들이 교복을 입고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들은 우리같은 훈련병들을 수시로 봐서 관심도 없는지 쳐다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들은 모두 여고생들을 쳐다 보고 있었다. --;



' 햐.........울나라 여학생들이 언제부터 이리 예뻤지?   잠도 덜깬 저 화장기없는



얼굴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꿈속에서 노니는 얼굴같구나....'



표현력이 없어 더 좋은 미사여구를 곁들이지 못할정도로 모두들 예뻤다.



그리고 너무 부러웠다.



' 에고.....입대전까지는 우리나라에 남자로 태어난 것이 그리도 다행스럽더니만..



쩝... 이젠 여자로 태어날수있다면 한 번 생각해볼 문제일세......' 하는 가능성도



없는 생각까지 했다.  



가는 길에 이른가을이라 아직 덜익은 과일나무들이 즐비했다.



그래도 굶주려 있는 우리들 눈에는 모두 음식으로  보였다.  녀석들이 조교가 한



눈만팔면 개머리판으로 쳐서 따먹곤 했다.  시골에서  못 자라본 내가 태어나서



첨으로 나무에서 직접 열매를 따먹지 않았나 싶다.   게다가 이때 먹은 열매중



사과외에는 아직도 그 이름을 모른다. 산이 나타나고  길이 오르막길이 되자



돼지우리가 많이 나타났다.  꾸정물에  엎드리거나 누워서 먹기만 해대고 있는



돼지를  보고 있노라니 내신세가 점점 한탄스러웠다.



' 쩝..... 구정물에서 노는 저 돼지조차 이렇게 부러울수가....사람이 돼지보다



못한 것인가? '



정말 전쟁이 왜 있어야 하고 왜 군대와 군인이 존재해야 하는가를 생각할때마다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이 저주스러웠다.  돼지같은 짐승들도 안하는 전쟁을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들이  하고 있으니...쩝..   별의별  생각을 다하면서 걸어가니



드뎌 길고 긴 행군이 끝나고 훈련장에 도착했다.







<53> 방심은 금물.



교육장에 도착하자 소대장이 주의를 준다.



" 에....모두 주목..오늘은  ****에서 감사(監査)를 나온다. 훈련병들이 훈련을



얼마나 잘 받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그러니  누가  와서 뭘 물어보거든



관등성명 잘대고 또박또박 대답도 잘해주길 바란다. 알겠나?.."



" 예.....알겠습니다."



" 말만 알겠다 하지말고 정신 바짝 차려.."



내무실장과 함께 재미있는 교육을 받았다.



1개분대(10명)가 전쟁터에서 이동하는 요령과 위치, 그리고 각자 맡은 임무 등을



배웠다.  아마 ' 머나먼 정글' 을 보신분은 잘 아실게다.



1개분대가 이동할때는 마구잡이로 이동하는게 아니다.



마치 북두칠성처럼 자기 자리가 있고 대형이 있는 것이다.



1번 분대장부터 10번 부분대장까지 각기 다 임무와 위치가 있다.



난 분대장이라서 불려나가 시범도 자주했고 따라서 얼차려도 많이 받았다



▩군에선 뭐든지 처음과 끝은 좋은게 아니다

자기가 1번이라면 고생을 각오 해야 한다.

맨뒷 번호도 마찬가지구...

어디까지나 중간이 좋다.

줄도 중간, 행동도 중간, 생활도 튀지말고 중간...▦



재미있게 교육을 받고 있는데 문득 뒤를 쳐다보니 누군가가 와 있다.



군복이 아닌 정장을  한 사람들이 와서는 우리분대가  실습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맨 끝에 서 있던 부분대장에게 다가간다.  



" 저.....지금 이거 무슨 교육 받는거에요? "  



내무실장은 잔뜩 긴장해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부분대장을 쳐다 보았다.



그러나 부분대장은 하사의  기대를 여지없이 꺽어버렸다.  그 녀석은  씨익 웃으며..



" 아..예....분대 이동교육 입니다 " 하고 설명했다.



" 예 "  



그들은 뭔가를 기록하고 다른곳으로 사라졌다.  우리들은 모두 앞으로 닥쳐올



얼차려를 머리속으로 점쳐보고 있었다.



' 음...멀까?  선착순? '



' 아냐아냐...한강철교나 김밥말이가 아닐까? '



곧이어 터져 나오는 내무실장의 목소리~!



" 야....160번....너 오늘 소대장님이 뭐라고 하셨어?  엉?  이게 정말.....



음.....아냐...아냐...다 내 잘못이지...잘못 가르친 내가 잘못이야..."



하사는 우리를 줄지어 모두 뒤돌아 서게 한다음 최대한 큰 목소리로 자신의



관등성명을 외치게 했다.



" 예.....150번 훈련병....이.....성.....찬......"



" 예 151번 훈련병.....이....상...우..."



"..예....152번 훈련병........신.....현....규...."



" 예........."        ..................



산등성이는 온통 우리들 고함 목소리로 메아리쳐서 울어댄다.



중대복귀할 때 목이 쉬지 않은 병사는 따로 모아서 얼차려를 준다는말에 모두들



목이 터져라 외쳤다.  (훈련병들은 조교말이라면 그대로 다 믿는다.)



보고싶은 고향의 부모님들, 친구들, 애인들까지 들을수 있도록 수없이 외치고 외



쳤다.



" 예..............백오찝뻔........훈련뼝..켁켁.."



훈련병들의 목소리는 발악이었고 웬지 한이 서려 있는거 같았다.



메아리 쳐 오는 우리들 목소리에 웬지 자꾸 눈물이 나려한다.  T 샨T



                                                                 - 계속 -

< 예고편 >



다음편엔  지나가는 사제 아가씨를 골탕먹였던 이야기,



         산에서 산토끼 사냥을 했던 이야기,



         그리고 힘든 5대  훈련中 가스훈련, 사격훈련에 이어  3번째로 받게되는



         각개(各個)전투훈련에 대한 모든것을 올립니다.



                                                    많이들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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